
[투데이에너지]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조선산업과 해운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연근해 중소형 선박의 수는 약 7,300척으로 주로 중소형 디젤엔진을 주기관으로 선박용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양을 운항하는 대형선박은 큰 추진력이 필요하므로 중유 형태의 선박연료를 주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거나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연료를 사용하는 청정선박으로 점차 전환되는 추세다.
산업부 발표에 따르면 2024년도 1/4분기 우리나라 선박 수주액은 136억 달러로 중국을 앞지르며 세계 1위를 달성했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지난해 1분기 전 세계에서 발주된 친환경 선박인 LNG선 29척, 암모니아선 20척을 모두 수주하는 성과를 이루어 냈다.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의 99.7%는 해운을 통해 운송되고 있다. 대양을 운행하는 대형선박은 화물 종류에 따라 컨테이너 운반선, 벌크선, 석유제품∙케미칼선 등으로 2022년 해양수산부 통계에 따르면 약 1,100척이며 총톤수로는 5,579만 톤 정도다. 연료는 중유 형태의 선박연료(MFO, Marine Fuel Oil)를 사용하고 있다.
국제해운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기준을 설정하고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은 국제해사기구(IMO)는 국제해운 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3년 7월 IMO 산하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제80차 회의’에서 국제해운 분야에 대한 2050년 탄소중립(Net-Zero) 목표가 선언됐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08년 대비 ’30년까지 최소 20%(30%까지 노력) 감축, 2040년까지 최소 70%(80%까지 노력) 감축하여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IMO는 온실가스 감축 전략 이행을 위한 조치 중의 하나로서 탄소집약도지수(Carbon Intensity Indicator, 이하 “CII”) 규제를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했다. CII는 1톤 화물을 1해리를 운송하는데 배출되는 CO2량을 연료 소모량, 운항 거리 등 실제 선박운항 정보를 활용해 지수화한 것이다. CII를 통해 선박별 등급을 부여하고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선박들은 운항제한 조치를 당하거나 종국적으로는 시장에서 퇴출되는 제도다. 따라서 CII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탄소 저감 효과가 큰 친환경 선박용 바이오연료를 사용하거나 장기적으로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를 권고하는 제도다.
IMO는 선박의 등급 산정기준 A등급(매우 우수)부터 B, C, D, E등급이 되는 탄소 집약도를 2019년 대비 2023년 5%에서 매년 2%씩 추가 감축해 2026년에는 11%의 감축률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CII 규제 제도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 대비 전 과정 CO2 감축율이 65% 이상인 친환경 바이오연료를 사용하거나 저탄소 선박연료 사용, 기관출력 제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2023년부터 국내 정유사, 해운사, 바이오에너지협회 등은 중유 형태의 선박연료에 선박용 바이오연료(바이오디젤, 바이오중유)를 약 30%를 혼합해 컨테이너 운반선 등 대형선박의 연료로 시범적으로 사용・운항하는 실증연구를 수행 중이다. 현재까지 고유황•저유황 선박연료(중유)에 바이오디젤 30%를 혼합한 연료를 사용해 총 49회 실증운행한 결과 운행상의 문제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4월 5일 개관한 한국석유관리원 미래기술연구소의 선박시험동에서는 2024년 4분기 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중속 선박엔진동력계(4.5 MW급)를 활용해 선박용 바이오연료로 활용 가능한 바이오디젤, 바이오중유를 선박 엔진에 적용해 출력, 배출가스 평가 등 육상 실증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러한 해상 및 육상 실증 자료를 토대로 석유대체연료로서 바이오연료의 품질기준, 성능 평가기준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선박용 바이오연료의 실증연구를 통해 도출된 품질기준 등 연구 성과물은 선박용 바이오연료의 보급 활성화에 기여해 해운부문의 온실가스 저감에 일익을 담당하고 해양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