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의 2024년 1차 에너지 부문이 생산·소비·수출 모두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에너지 순수출 국가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다졌다.
최근 공개된 미국 에너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차 에너지 생산량은 103.3 쿼드릴리언 Btu(quadrillion Btu, 이하 쿼드 Btu, 1경 330조Btu : 한국 전체 가정이 약 100년간 쓸 수 있는 전기량에 해당)로 집계되어 전년 대비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생산이 소비 증가를 상회하면서, 수출량은 전년보다 9.3 쿼드 Btu 늘어난 총 30.9 쿼드 Btu를 기록했다. 반면, 수입량은 21.7 쿼드 Btu로 전년 수준을 유지, 결과적으로 에너지 순수출 규모가 한층 확대된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셰일혁명 이후의 생산성 향상, 그리고 전력·화학·LNG 수요 급증에 따른 수출 인프라 확장의 결과로 분석된다.
■ 천연가스 소비 사상 최고…석탄 소비는 75년만에 최저치
에너지 소비 부문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됐다. 원유가 35.3 쿼드 Btu로 여전히 최대 소비원을 차지했지만, 천연가스는 34.2 쿼드 Btu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력 부문에서 천연가스 화력 발전 비중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석탄 소비는 7.9 쿼드 Btu로 하락, 1949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전통적인 석탄 기반 전원이 지속적으로 가스·재생에너지로 대체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한편, 재생에너지 소비는 8.6 쿼드 Btu로 전년 대비 5% 증가, 원자력 소비는 8.2 쿼드 Btu로 큰 변동 없이 유지됐다. 이는 재생에너지 확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자력이 일정 수준의 ‘기저 부하 역할’을 여전히 수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천연가스·석유 수출 역대 최대…美, 글로벌 공급망 중심국 부상
수출 부문에서는 모든 주요 에너지원이 역대 최고 수출량을 기록했다. 석유제품: 11.5 쿼드 Btu, 원유: 8.6 쿼드 Btu, 천연가스: 7.8 쿼드 Btu, 석탄: 2.6 쿼드 Btu 등이다.
특히 천연가스는 유럽과 아시아의 LNG 수요 증가에 따라 선박 기반 수출이 급증한 것이 반영됐다. 미국의 LNG 수출 인프라 확충과 장기계약 확대가 맞물리면서, 천연가스는 석유 다음의 주요 수출 품목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자립 구조 위에서 미국은 전통 에너지와 신에너지를 병행하는 양면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이 구조는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와 지정학적 안정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