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원유 생산 정점 찍고 후퇴 예고
미국산 원유 생산 정점 찍고 후퇴 예고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최근 발표한 단기 에너지 전망(Short-Term Energy Outlook)에서 2026년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셰일 혁명의 상징이었던 생산 확대가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 2025년 정점, 2026년엔 소폭 감소

EIA는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2025년 2분기에 하루 평균 1350만 배럴(b/d)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2026년 4분기에는 이 수치가 1330만 b/d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셰일 시추 및 유정 완공 건수가 줄어들고,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미국 내 시추 리그(rig) 수는 줄고 있다. 석유 서비스기업 베이커휴즈(Baker Hughes)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미국 내 가동 중인 석유 시추 리그는 442개로, 전주 대비 9개, 전년 대비 50개가 감소했다.

EIA 전망은 셰일기업 경영진들의 내부 예측과도 일치한다. S&P 글로벌 코모디티 인사이트(S&P Global Commodity Insights)는 같은 달 보고서에서 “미국 산유량이 2025년 중반부터 2026년 말까지 약 64만 b/d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글로벌 수요는 둔화…비OECD 중심 성장

EIA는 또 세계 석유 소비 증가율도 팬데믹 이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5년에는 하루 80만 b/d, 2026년에는 110만 b/d 수준의 증가가 예상되는데, 대부분 비OECD 국가에서 비롯될 전망이다. 반면 OECD 국가의 액체연료 소비는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액체연료 생산도 2025년에는 하루 160만 b/d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지난 5월보다 20만 b/d 상향 조정된 수치다. 여기에는 OPEC+의 증산과 비OPEC+ 국가의 공급 확대가 반영됐다.

■ ‘셰일의 봄’에서 ‘균형의 가을’로

2026년의 미국 원유 생산 감소는 2021년 팬데믹 당시 이후 처음이며, 이는 공급과 수요의 균형 속에서 셰일업계의 신중한 전략 조정이 불가피해졌음을 의미한다. 특히 OPEC+의 공급 확대, 글로벌 수요 둔화, 유가 약세,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 변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너지 시장의 방향타 역할을 해오던 미국산 원유가 다시금 조정 국면에 들어가는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OPEC+와 신흥국 수요에 더욱 민감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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