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인공지능(AI)의 비약적인 확산과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센터의 급증이 글로벌 전력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가 2024년 415TWh에서 945TWh로 약 130% 증가, 연평균 15%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평균 전력수요 증가율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38년까지 15.5TWh의 추가 전력수요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연평균 약 14% 성장률로 IEA 추정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러한 변화는 AI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경제성·환경성·안정성을 갖춘 전력공급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 LNG발전의 재조명…"재생에너지의 핵심 보완재"
7월11일 열린 ‘제5회 KOGAS포럼’에서는 AI 시대를 맞아 급격히 증가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정책 및 전력공급원 전략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LNG발전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조명받았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LNG는 유연성과 전압안정성, 계통 관성 확보 측면에서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우영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는 "스페인 대규모 정전 사태도 재생에너지 급증 속 인버터 자원의 한계가 문제였다"며 "LNG발전은 계통운영의 유연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일본과 대만이 각각 2030년, 2040년까지 전력의 절반을 LNG 중심으로 운용하는 계획을 세운 것처럼, 한국 역시 LNG발전을 중간지대에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전력·가스 수급계획의 유연성 확보가 관건
현행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천연가스수급계획 간의 불일치 문제도 지적됐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지금까지 LNG 수요 예측은 지나치게 낮게 설정됐으며, 결과적으로 항상 현실 수요를 초과했다”며 “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서는 유연성을 부여해 탄력적 조정이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SMR이나 원전 확대는 10년 이상 소요되므로, 그 공백을 LNG 및 열병합발전이 메울 수 있어야 하며, 전기요금의 안정성과 산업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도 중간 연료로서 천연가스의 전략적 역할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힉과 교수도 “LNG는 전환기의 핵심 공통분모”라며 “2038년까지 가동률이 절반 이상 떨어지는 복합발전의 운명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AI는 전력도, 해법도 만든다…에너지 시스템 예측에도 기여
AI의 폭발적 확산은 전력시장을 기술혁신의 시험대로 만들고 있다. 전력망 보강, 요금체계 개편, 시장 기반 수급계획, 그리고 무엇보다 탄력적이고 저탄소적인 LNG 발전의 재배치 전략이 없이는 AI 시대의 에너지 수요 폭증을 안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AI 자체가 에너지 시스템을 개선하는 도구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함께 조명됐다.
이성규 에너지경제연구원 해외에너지동향분석실 실장은 “AI는 전력수요 예측, 설비 효율 개선, 탄소배출 저감, 자산수명 연장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시간 빅데이터 기반 딥러닝 분석은 예측 기간과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으며, 이는 불확실성이 커진 전력시장 환경에서 정책결정과 수급계획 수립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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