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Chevron(셰브론)이 가이아나(Guyana) 석유 개발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제거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성공했다.
지난주 550억 달러 규모의 Hess(헤스) 인수 계약이 마무리되었고, 동시에 ExxonMobil(엑슨모빌)과의 지분 분쟁에서도 승소하면서, 세계 최대급 유전 중 하나인 Stabroek(스타브로에크) 광구의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이번 M&A는 Chevron의 석유·가스 매장량이 2024년 기준 98억 배럴 석유환산량(BOE, Barrels of Oil Equivalent)으로 최근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전략적 행보다. 투자자들 역시 이를 Chevron의 성장 모멘텀 회복의 신호로 반기고 있다.
■ Stabroek 광구, “수십 년 만에 최대 발견 중 하나”
가이아나 해역에 위치한 Stabroek 광구는 최소 110억 BOE의 가채 매장량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수십 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 발견 중 하나로, 글로벌 메이저 에너지 기업들의 격전지로 떠오른 지역이다.
Chevron은 이번 Hess 인수를 통해 해당 광구 지분을 확보했으며, 기존 파트너였던 ExxonMobil과의 법적 분쟁에서도 지분 취득 권리를 인정받았다. 그간 Hess의 Stabroek 광구 지분 인수에 대해 ExxonMobil은 기존 공동개발 계약(JOA)에 따른 우선매수권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Chevron의 인수 자격을 인정하며 사건은 Chevron에 유리하게 마무리됐다.
■ Chevron, 매장량 저점 속 ‘전략적 반등’ 가능성
Chevron의 석유·가스 매장량은 최근 수년간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 특히 2024년 말 기준 매장량은 98억 BOE로,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저탄소 전환 기조, 탐사 성공률 저하, 기존 유전 고갈 등 복합적 요인의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Chevron은 기존 자산의 고도화뿐 아니라 외부 고성장 자산 확보에 나서야 했고, 그 해답이 Hess 인수와 Stabroek 광구 참여로 귀결된 것이다. 특히 해당 광구는 ExxonMobil과 함께 개발 중이며, 생산 원가가 낮고 정치적 안정성도 향상되는 추세에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투자자 신뢰 회복…장기 성장성에 무게 실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인수를 Chevron의 미래 전략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Stabroek 유전은 Chevron의 포트폴리오에서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며, 2030년대 이후까지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ExxonMobil, CNOOC(중국해양석유총공사)와 함께하는 공동개발 구조는 Chevron의 리스크 분산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매장량 확충 외에도 LNG 및 저탄소 에너지 자산과의 연계 가능성도 분석되고 있다.
Chevron의 Hess 인수는 단순한 유전 매입을 넘어, 향후 글로벌 석유 패권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가이아나 해역이 새로운 ‘블루칩 오일존’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Stabroek 광구의 향후 생산·수출 계획은 전 세계 석유 수급 구조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 용어 설명 :
· 셰브론(Chevron) =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세계 2위 규모의 상장 석유·가스 기업으로, 전 세계 180여 개국에서 원유 및 천연가스의 탐사·생산·정제·유통 등 에너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글로벌 리더다. 1879년 설립 이후, 메이저 석유회사로 성장한 셰브론은 북미·남미·아프리카·아시아 등지에서 대규모 석유 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와 탄소 저감 기술 투자를 확대하며 ‘에너지 전환’ 시대의 대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 헤스(Hess) =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석유·가스 기업으로, 원유 및 천연가스의 탐사, 개발, 생산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독립계 에너지 기업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가이아나 해상 Stabroek(스타브로에크) 광구에서 대형 유전 개발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석유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 가이아나 해상 Stabroek(스타브로에크) 광구 = 최근 수십 년간 발견된 세계 최대급 유전 가운데 하나로, 약 110억 배럴에 달하는 대규모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광구는 총 면적이 약 6.6백만 에이커에 달하며, Liza-1, Liza-2, Payara, Yellowtail 등 36개 이상의 유전 필드를 포함한다.
2015년 ExxonMobil(엑슨모빌)이 첫 시추에 성공한 이후, 스타브로에크 광구는 국제 석유 메이저들의 각축장이 되었으며, 헤스(Hess), 셰브론(Chevron), 중국의 CNOOC 등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들이 합작 투자로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 일대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API 32.0의 고품질 경질유로, 황 함량도 0.58% 수준인 것이 특징이다.
스타브로에크 광구의 일부는 가이아나와 인접국 베네수엘라 간 미해결 영토 분쟁 지역에 걸쳐 있어, 지정학적 긴장도 상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브로에크 광구는 최근 글로벌 석유 산업의 최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며, 가이아나가 ‘신(新) 산유국’으로 부상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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