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워싱턴에 본사를 둔 핵융합산업협회(FIA)가 월요일 발표한 연례 산업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핵융합 에너지 투자가 작년 7월부터 1년 동안 26억 4천만 달러 증가해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핵융합 분야 투자액은 작년 9억 달러에서 17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53개 핵융합 기업이 2021년 이후 확보한 총 투자액은 약 97억 7천만 달러로, 5배 증가한 수치다.
투자 증가는 미국, EU, 일본, 중국, 영국 등 주요국에서 골고루 이뤄졌다. 전통적인 화석연료 기업인 쉐브론과 쉘의 벤처 사업부, 지멘스 에너지, 미국 최대 철강업체 뉴코어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FIA의 앤드류 홀랜드 CEO는 "세계 경제가 긴축된 상황에서도 자본 투자가 가속화되는 것은 투자자 신뢰가 성숙해지고 기술이 발전하며 공급망이 빠르게 통합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투자 급증의 배경에는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이 자리잡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버지니아주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즈 발전소에서 2030년대 초까지 전력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핵융합은 태양과 별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원리로,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고 장기 방사성 폐기물도 생성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다. 물리학자들은 레이저나 거대 자석 등을 이용해 가벼운 원자들을 강제로 결합시켜 핵융합 반응을 재현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상업화까지는 여전히 높은 벽이 남아있다. 조사 응답자의 83%가 여전히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핵융합 기업들은 첫 시범 발전소 가동을 위해 300만 달러에서 125억 달러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응답자 중간값은 7억 달러였다.
업계 전체가 필요로 하는 총 770억 달러는 현재까지 투자된 금액의 약 8배에 달한다. 다만 향후 업계 통합이 진행될 경우 필요한 총 투자액이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조사는 전망했다.
이번 조사에는 중국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공공 핵융합 프로젝트에 대한 공적 자금 지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