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석유화학 공단/출처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
울산 석유화학 공단/출처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지난 20년간 전 세계 정제소(refinery)수는 꾸준히 줄었지만, 중동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통합형 ‘메가 정제소’ 확장이 글로벌 정제 능력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국제 에너지업계 분석에 따르면, 정제소 절대 수량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유·석유화학 일체형 대형 플랜트 건설이 활발해지면서 전체 정제 처리 용량은 확대됐다. 이 같은 흐름은 특히 중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두드러진다.

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정제 능력 확장은 자국 내 석유제품 수요 증가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가 결합한 결과다. 중국과 인도는 대규모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정제소 현대화·증설에 나섰고,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원유 생산국의 장점을 살려 석유화학 연계형 정제소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이와 달리 유럽과 북미에서는 노후화된 비효율적 플랜트를 폐쇄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 규제 강화, 정제 마진 악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등이 폐쇄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제 산업의 전체 배출 수준은 글로벌 차원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와 중동은 급격한 정제 능력 증가로 절대 배출량이 오히려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북미와 유럽에서의 배출량 감소세와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두고 “정제 능력의 지리적 이동이 곧 탄소 배출의 지역 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나 국제 탄소 규범이 향후 정제 산업에도 본격 적용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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