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LNG 수입, 5년 만에 최저치…유럽 가격 상승이 영향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중국 LNG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의 LNG 수입량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산업 수요 감소, 따뜻한 겨울, 유럽 시장 가격 상승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인 클레퍼(Kpler)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월 중국의 LNG 수입량은 450만톤(mt)으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입국으로 밀려났다. 이는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중국 내 LNG 수요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겨울철 이상 고온 △천연가스 저장량 증가 △산업 활동 둔화가 꼽힌다.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의 중국 가스 리서치 책임자인 웨이 시옹(Wei Xiong)은 “중국 내 저장고가 가득 차 있으며, 산업 부문의 가스 소비도 줄어들었다”며 “이 같은 흐름이 난방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중국 가스 기업들은 LNG 현물 시장에서 가격 차익을 노리고 있다. 특히 유럽의 LNG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중국은 자국에서 수입한 LNG를 다시 수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장쑤성 빈하이 LNG 터미널(Binhai LNG Terminal)은 한국 보령 터미널로 LNG를 재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분석한 선박 추적 데이터를 보면, 해당 터미널은 1월과 12월에도 LNG를 재수출한 바 있다. 웨이 시옹은 “중국이 미국산 LNG에 15%의 관세를 부과한 만큼, 앞으로도 LNG 재판매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며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의 LNG 현물 판매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량이 2024년 기준 1%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해관총서(General Administration of Customs)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해상 및 파이프라인 포함)은 1억850만톤(mt), 하루 평균 217만 배럴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 경쟁력과 중국 정부의 전략적 비축 정책이 이러한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LNG 시장은 올해도 지속적인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따뜻한 겨울과 저장량 증가로 인해 LNG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중국 가스 기업들은 해외 시장을 공략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동시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 확대를 통해 에너지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향후 유럽 시장의 LNG 가격 변동, 중국 내 산업 회복 여부, 미국산 LNG 관세 정책 등이 글로벌 LNG 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용어 설명 : 

· 클레퍼(Kpler) = 에너지 및 원자재 시장의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제공하는 글로벌 정보 분석업체. 이 회사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석유, LNG, 곡물, 금속 등의 물류 흐름을 추적하며, 시장 참가자들에게 정교한 정보와 인사이트를 제공.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핵심 기관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LNG 및 원유 시장 참가자들에게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 =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독립 에너지 연구 및 컨설팅 기업,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대한 데이터 분석과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전문 기관. 객관적이고 정교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분석하는 신뢰도 높은 기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LNG 및 신재생에너지 시장 전망을 제공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다.

· 중국 해관총서(General Administration of Customs, GACC, 中国海关总署) = 중국 정부의 관세 및 무역 관리 기관, 중국 내 수출입 상품의 통관, 관세 부과, 밀수 방지, 무역 통계 작성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중앙 행정기관. 중국 경제의 대외무역을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핵심 기관으로, 중국의 수출입 흐름을 파악하는 데 필수적인 기관. 특히, 원유·LNG·석탄·농산물 등 주요 수입품의 통계를 발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