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이 이라크에 쿠르드 석유 수출 재개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이는 이란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이라크가 쿠르드 석유 수출 재개를 거부할 경우 이란과 같은 수준의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이라크 석유장관은 다음 주 쿠르드 석유 수출을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으로 약 2년간 중단됐던 터키 경유 하루 30만 배럴 이상의 석유 수출이 재개된다. 2023년 이후 터키행 파이프라인이 폐쇄되면서 이란으로의 밀수가 성행했던 점을 고려하면, 합법적 수출 재개는 이란 제재의 실효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수출 재개까지는 여러 난관이 남아있다. 2023년 국제상공회의소(ICC)가 터키에 부과한 15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문제가 해결돼야 하며, OPEC+의 이라크 생산량 감축 압박도 변수다.
터키를 통과하는 쿠르드 석유 수출 파이프라인이 2023년에 폐쇄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해 ICC가 터키에 배상을 명령한 것이다. 이 배상금 문제는 현재 쿠르드 석유 수출 재개의 주요 걸림돌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고 파이프라인을 재가동하기 위해선 이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석유 수출을 제로화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쿠르드 석유는 중요한 대체 공급원이 될 수 있다"면서도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미국 내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양날의 검"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쿠르드 석유 수출 재개는 중동 석유시장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란 제재의 효과를 높이려는 미국의 의도가 실현될지, 그리고 이것이 국제 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용어 설명 :
· 국제상공회의소(ICC) = 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전세계 기업과 경제 단체를 대표하는 글로벌 경제 기구로, 국제 무역 촉진과 기업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1919년에 설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