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5월 중국으로의 원유 수출을 대폭 확대한다. 사우디아람코(Saudi Aramco)는 중국 정유사들에 약 4800만 배럴의 원유를 공급할 예정으로, 이는 4월 수출량(3550만 배럴) 대비 약 35% 증가한 수치다.
이번 수출 확대는 사우디 정부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한 결과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람코는 5월 선적분 아랍 라이트(Arab Light) 유종의 공식판매가격(OSP)을 오만과 두바이 평균 가격 대비 배럴당 1.20달러 프리미엄으로 책정했다. 이는 전월 대비 2.30달러 하락한 수준으로, 최근 4년간 가장 낮은 프리미엄 중 하나다.
■ 가격 인하로 중국 수요 견인…주요 정유사 대거 구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중국 주요 국영 및 민간 정유사들이 대거 사우디 원유 확보에 나섰다. 중국석유화공그룹(Sinopec),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China National Offshore Oil Corporation), 그리고 민간 정유사인 성홍석유화학(Shenghong Petrochemical) 등이 5월 수입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에 이어 중국의 두 번째 원유 공급국이라는 점에서 이번 수출 증가는 글로벌 에너지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OPEC+ 증산과 맞물린 전략적 대응
이번 아람코의 수출 확대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증산 결정과 맞물려 있다. OPEC+ 8개 회원국은 5월부터 일일 41만1000배럴 규모의 생산량 증대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자발적 감산 220만 배럴을 단계적으로 해소하는 계획의 일환으로, 4월에도 일일 13만5000배럴 증산이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5월 추가 증산을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큰 규모가 발표되면서 국제 유가는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아람코 역시 가격을 대폭 인하하며 수요 방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 중국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변수
다만, 중국의 원유 수요 증가가 장기적으로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 내 연료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우디의 이번 결정이 단기 수출 증대에는 성공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인하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가격 인하와 물량 공세를 통해 중국 시장을 방어하려 하지만, 글로벌 수급 구조상 장기적으로 유가 하락 압력은 불가피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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