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정보청이 최근 발표한 단기 에너지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는 향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미지 편집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최근 발표한 단기 에너지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는 향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미국 에너지장관이 10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개국을 순방한다. 이는 라이트 장관이 미국 정부 고위 인사로서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실질적 리더'인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하는 첫 사례로, 향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방문(5월 예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을 지닌다.

이번 순방은 미국과 이란 간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직접 협상 재개 발표 직후 이뤄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며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글로벌 산유국들과 생산량 확대를 논의해, 대이란 제재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을 차단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낮은 유가를 통해 또 다른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에도 압박을 가하려 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석유 수출 수익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유가 하락은 러시아의 전쟁 지속 능력을 약화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사우디도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히며 중동 내 핵무장 경쟁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는 중동 지역의 에너지·안보 불안정성을 한층 가중시킬 수 있다.

한편, 라이트 장관은 이번 순방에 앞서 이스라엘의 엘리 코헨(Eli Cohen) 에너지장관과 회담을 갖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스라엘의 에일랏(Eilat)까지 연결되는 원유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유럽으로 원유를 수송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중동 내 에너지 수송 경로를 다변화하고, 전략적 거점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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