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본격적인 에너지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탄도미사일 시설뿐 아니라 핵심 에너지 인프라인 남부 가스전과 유류 저장고를 타격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탔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75.67달러로 3.7% 올랐고,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Brent)는 4.94% 상승한 77.9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이스라엘의 무인기(UAV)가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전 중 하나인 남파르스(South Pars) 가스전에 위치한 두 곳의 가스처리시설을 타격했다고 이란 국영 언론이 보도했다. 또, 테헤란 인근 주요 석유 저장시설과 하이파에 있는 이스라엘 정유시설도 각각 피격과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동 에너지 인프라 전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공습은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양상이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의 폐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폐쇄될 경우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미국 제5함대(U.S. Fifth Fleet)가 바레인에 주둔하고 있는 점을 들어, 이란이 실제로 해협을 봉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RBC 캐피털마켓(RBC Capital Markets)의 상품전략 글로벌 총괄 헤리마 크로프트(Helima Croft)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해협 자체를 봉쇄하긴 어렵겠지만, 유조선 공격이나 기뢰 매설 등의 간접적 방식으로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이란 간 미사일 교환은 3일째 이어지고 있으며, 양측 모두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대의 단기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으며, 공급 불안에 따른 유가 변동성 확대는 향후 몇 주간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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