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이란이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11단계의 생산을 증대하면서, 글로벌 LNG 공급망에 새로운 균열과 기회 요인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특히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독자적으로 가스정 가동에 성공한 이번 사례는, 기존 LNG 공급 구조가 미국·카타르 중심에서 다극화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사우스파르스는 카타르의 노스필드(North Field)와 맞닿은 세계 최대 천연가스전으로, 이란은 그동안 제재와 외교 고립 탓에 생산 확대에 제약을 받아왔다. 그러나 11단계 증산을 통해 하루 300만㎥의 추가 생산량 확보, 전체 일일 생산량은 2000만㎥에 도달했다. 이는 내수 안정뿐 아니라 향후 수출 재개 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정치적 중립국’ 대상 수요 확대 가능성
이란은 아직 국제 LNG 시장에 본격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중국·러시아 등 비서방 소비국들과의 에너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란산 천연가스 혹은 향후 LNG가 ‘전략적 대체 공급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동북아시아 국가나 남아시아, 동유럽 비EU 권역은 에너지 조달 다변화와 가격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이란과의 접점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카타르·미국산 LNG의 시장 우위에 균열을 줄 수 있는 지점이다.
■ 기술 독립과 해양 가스 개발 역량 강화…중장기 LNG 수출 가능성 타진
사우스파르스 11단계는 28개 개발단계 중 가장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구간으로, 이번 자립 개발 성공은 이란의 해양 시추 및 정제 기술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향후 이란이 액화설비(LNG liquefaction facility) 투자를 본격화할 경우, LNG 수출국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현실화될 수 있다. 특히 부산물인 LPG, 천연가스 수소 블렌드 등과의 결합은 이란의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