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글로벌 LNG기지/벤처글로벌 제공
벤처글로벌 LNG기지/벤처글로벌 제공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의 대표적 LNG 수출업체 벤처글로벌(Venture Global)이 루이지애나주(Calcasieu Pass) 터미널에서 마침내 장기계약에 따른 LNG 공급을 시작했다. 2022년 3월 첫 화물 출하 이후 3년여 만이며, 총 444건의 스팟 수출(총 2,820만 톤)을 통해 대규모 수익을 올린 후에야 계약 이행을 시작한 것이다.

회사 측은 이번 상업운전 개시가 프로젝트 자산권 상실을 피하기 위한 ‘최종 시한’ 직전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프로젝트를 위한 금융 계약상 2025년 6월 1일까지 상업운전이 개시되지 않으면 투자자 측에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명시되어 있었으며, 이번 주 화요일(4월16일)이 사실상 유예 종료일이었다.

벤처글로벌은 앞서 코로나19, 두 차례 허리케인, 열회수증기발생기(HRSG) 제조 결함 등 예기치 못한 변수를 이유로 상업운전을 미뤄왔다. 하지만 Shell, BP, 이탈리아 Edison, 스페인 Repsol 등 주요 오프테이커(offtaker)들은 이같은 지연을 두고 계약 회피 및 시장가 판매를 통한 수익 극대화 행위라며 미국 에너지 규제기관과 국제 중재기관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회사는 2022년 이후 스팟 시장에서 평균 12.23달러/mmbtu(2023년), 7.28달러/mmbtu(2024년)에 LNG를 판매한 반면, 장기계약 상 판매가는 평균 1.97달러/mmbtu에 불과했다. Shell은 자사 추산으로 2023년 한 해 벤처글로벌이 화물 1건당 평균 4880만 달러를 벌었다고 주장하며,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챙기면서도 계약은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칼카슈패스 LNG는 독특한 설계로 인해 일반적인 LNG 플랜트보다 더 많은 수의 소형 모듈형 액화 트레인을 사용하는 구조다. 총 18개 트레인을 9개 블록으로 나누어 설치한 형태로, 회사는 긴 시운전 기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벤처글로벌은 현재 루이지애나주 플라케민(Plaquemines) 프로젝트(2720만 톤/년)와 칼카슈패스 인근 CP2 프로젝트(2,800만 톤/년)의 개발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CP2의 경우만 해도 최대 550건의 시운전 화물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CP2 1단계에 대한 최종 투자결정(FID)을 내릴 계획이다.

벤처글로벌 측은 “칼카슈패스 프로젝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상업화 기록 중 하나”라며, “산업 평균 4~5년보다 짧은 29개월 만에 FID 후 첫 LNG를 생산한 사례는 당사의 기술력과 운영 역량을 반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재절차가 2025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계약 신뢰성 논란과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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