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도쿄가스의 TGNR 인수는 단지 셰일가스 몇 개 유정을 인수한 사건이 아니다. 이는 일본이 에너지 지정학의 소비자 위치에서 벗어나, 생산과 유통, 기술과 규범을 함께 설계하려는 ‘전환적 의지’의 상징이다. 《일본의 북미 셰일 점령작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그 중심엔, 다시 한 번 ‘에너지’를 둘러싼 세계의 권력지도가 그려지고 있다.
[기획]일본의 북미 셰일 점령작전…LNG 시대의 새로운 동맹
①도쿄가스, 美 헤인즈빌 진격…셰일가스 판도 바꾼다
②日 에너지 대전환…러시아 대신 텍사스를 품다
③셰일가스 부활 신호탄…헤인즈빌의 시대가 온다
④"파이프는 넘치고, 수요는 요동친다"…日 기업의 LNG 리스크 관리법
⑤도쿄가스의 북미 전선은 어디까지 확장될까
LNG 시장은 겉보기에 안정돼 보이지만, 가격, 공급망, 정책, 기술 등 다층적 리스크가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특히 LNG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은 어떤 변수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주요 에너지 기업들은 위험 분산, 공급 안정화, 수요예측 정교화 등을 통해 LNG 시장에서 생존을 넘어 장기전 전략자산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은 LNG 계약 시 JKM(Japan-Korea Marker), 헨리허브 (Henry Hub) 등 두 가지 주요 가격지표를 활용한다. JKM은 MMBtu당 50달러를 넘기며 폭등한 반면, 헨리허브는 56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이처럼 북미 지표에 기반한 장기계약 구조는 일본 기업 입장에서 비용 예측력을 높이는 수단이 된다. 도쿄가스, JERA 등은 최근 대부분의 신규 계약을 헨리허브 연동 구조로 체결 중이다.
미국은 전 세계 LNG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지만, 수출 터미널의 건설 속도와 병목현상이 최근 새로운 위험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단순 계약자에서 터미널 지분 투자자 또는 개발 파트너로 변신하고 있다. JERA는 벤처글로벌(Venture Global)과의 계약에서 액화설비 투자 일부를 선지급(capex carry) 형태로 분담하고 있다. 이토추는 드리프트우드LNG의 초기 조달 라운드에 상업적 참여권을 확보했다.
이런 구조는 터미널의 우선 인수권을 확보하고, 병목 상황에서 ‘줄서기’ 리스크를 낮춰준다.
일본 기업들은 미국내 정치적 위험 분산을 위해 캐나다·호주 등 제2 수급처와도 장기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일변도 의존도를 줄이는 ‘양손 전략’을 구사 중이다.
대부분의 장기계약은 Take-or-Pay(구매약정) 구조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량을 의무 구매해야 한다. 이는 수요 급감기엔 ‘재정적 손실’로, 수요 급증기엔 ‘물량 확보 경쟁’으로 전환된다. 도쿄가스, JERA 등은 '스왑 계약', '물량 재판매권', '탄력 조항(flex clause)' 등을 계약에 넣어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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