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유럽’ 러시아, '2050년까지 천연가스 대국' 도약을 선언했다. /이미지 편집 
‘脫유럽’ 러시아, '2050년까지 천연가스 대국' 도약을 선언했다.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러시아가 이란에 대한 천연가스 수출을 본격화한다. 러시아 세르게이 치빌료프(Sergei Tsyvilyov) 에너지장관은 4월 말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산 가스를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이란 북부로 공급하는 사업이 올해 안에 시작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초기 수출량은 연간 최대 18억㎥(Bcma)로 전망된다.

이 계획은 지난 2024년 6월 러시아 가즈프롬(Gazprom)과 이란 국영 가스회사 NIGC(National Iranian Gas Company)가 서명한 양해각서(MOU)에 기반한다. 양국은 향후 공급 규모를 연간 550억㎥(Bcm)까지 확대하는 장기 비전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 경우 신규 파이프라인 건설이 불가피하다.

■ ‘포스트 유럽’ 전략 가속…우즈벡·중국 이어 이란으로 확장

러시아는 유럽과의 가스 수출 계약이 전면 중단된 이후, 새로운 수출 시장을 찾고 있다. 2022년 이후 약 1천억㎥에 달하던 유럽향 가스 공급이 제재로 중단됐고, 2025년 1월 우크라이나의 가스 중계 종료로 슬로바키아·헝가리·오스트리아 등으로의 남은 수출도 사실상 봉쇄됐다.

이에 따라 가즈프롬은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동아시아(중국), 그리고 서남아시아(이란) 등 대체 수출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이란 수출 계획은 단기 공급 뿐 아니라, 장기적인 ‘러시아-이란 가스축’ 형성의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기술·정치 리스크 병존…“관건은 파이프라인과 가격”

현 시점에서 가장 큰 쟁점은 △판매 가격 협상 △인프라 확충이다. 러시아와 이란 간 가스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아제르바이잔을 경유하는 기존 송유관으로는 연간 20억㎥ 수준이 한계다.

카스피해 에너지 전문 컨설팅사 Caspian Barrel에 따르면, 양국이 연간 550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란 내 신규 송유관 건설이 필수적이며, 아제르바이잔-이란 간 노선 확장도 필요하다. 다만, 이러한 대규모 투자 결정은 양국 간 장기계약 체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란 북부 지역은 자국 내 가스 매장량이 세계 2위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계절별 수요 급증과 인프라 부족으로 만성적인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과거 투르크메니스탄산 가스가 이를 보완해왔지만, 러시아-투르크멘 관계 경색으로 인해 향후 대안은 러시아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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