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이난 태양광 발전 단지/하이난성 제공
중국 하이난 태양광 발전 단지/하이난성 제공

[투데이에너지 이상석 기자] 중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사상 처음으로 석탄 중심의 열발전 설비를 추월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올 1분기 기준,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설비용량이 각각 대규모로 증가하며 열발전 총량을 넘어섰다고 밝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이 본격적인 탈탄소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줬다.

中 국가에너지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신규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은 총 74.3GW에 달함으로써 누적 재생에너지 설비는 1482GW에 도달해, 1451GW를 기록한 화력 설비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중국은 이미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357GW의 풍력·태양광 설비를 새로 설치해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보여줬다. 이는 국제적 기후 공약인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200GW 설치’ 목표를 6년 앞당겨 달성한 성과이기도 하다.

동아시아 그린피스의 글로벌 정책자문위원은 “2025년에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재생에너지 확대는 중국 전력시장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한다”고 밝혔다.

실제 2025년 1분기에는 재생에너지 설비 증가 속도가 전체 전력 소비 증가율을 초과했다. 중국의 2024년 전체 전력 소비는 전년 대비 4.3% 증가했으며, 이는 산업 생산 확장과 인구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중국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전까지 2035년 온실가스 감축 공약(NDC)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공약은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메탄, 아산화질소 등 모든 온실가스를 포괄하게 된다.

중국은 이미 ‘2030년 탄소 정점’과 ‘2060년 탄소중립’이라는 중장기 국가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불구하고 석탄의 역할은 여전히 크다.

에너지시장 분석기관인 란타우그룹의 데이비드 피시먼 수석매니저는 “풍력과 태양광은 본질적으로 간헐성을 지닌 비확정적 전원으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화석연료 기반 발전과는 역할이 다르다”고 말했다.

중국은 2024년에만 94.5G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착수했다. 이는 에너지 수요의 신속한 충당과 계통 안정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 중국 당국의 입장이다. 석탄 생산량도 2020년 39억톤에서 2024년 48억톤으로 증가했다.

다만 시 주석은 석탄발전 신규 증가를 2026~2030년 사이 점진적으로 억제하고 감축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산업 성장과 에너지 안보를 병행하려는 ‘균형 전략’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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