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해외 석탄 프로젝트 투자 지도 (2020~2025)
중국의 해외 석탄 프로젝트 투자 지도 (2020~2025)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2021년 "해외 석탄발전 금융 중단"을 선언했던 중국이 여전히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싱크탱크 글로벌에너지모니터(Global Energy Monitor, GEM)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인도네시아 내 니켈 제련소 전력 공급용으로 7.7GW 규모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을 추진 중이다.

이번 보고서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이 주도하던 BRICS 블록이 최근 10개 신규 국가를 포함해 확장됨에 따라, 해당국들의 에너지 투자 흐름을 분석한 것이다. GEM은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등 신흥국들이 여전히 석탄·가스·석유 등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절대적이며, 그 배후에는 중국의 인프라 수출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GEM의 자료에 따르면, 이들 10개국은 총 25GW 규모의 화석연료 기반 발전소를 새로 짓고 있는 반면, 태양광과 풍력은 2.3GW에 불과하다. 추가로 63GW에 달하는 가스 발전 프로젝트도 개발 중이다. 이는 전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에 역행하는 행보로 평가된다.

GEM 프로젝트 매니저 제임스 노먼(James Norman)은 "중국이 석탄·가스·석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경우, 이들 신흥국의 에너지 시스템을 잘못된 방향으로 고착시킬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 인도네시아 니켈 산업 뒤엔 ‘석탄’…中 EPC 전면 참여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된 인도네시아의 니켈 제련 산업은 탈탄소 산업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니켈을 생산하기 위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며, 해당 전력의 상당 부분이 석탄화력으로 충당되고 있기 때문이다. GEM에 따르면, 이들 석탄발전소는 대부분 중국 기업이 설계·시공(EPC)을 맡고 있으며, 자금 지원도 일부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2021년 UN총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식 선언을 통해 “해외 석탄 프로젝트에 대한 신규 투자 중단”을 발표했지만, ‘민간 투자’ 또는 ‘기존 허가 프로젝트 연장’이라는 형태로 명목상 약속을 우회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BRICS 내 에너지 이중구조: 본국은 재생, 주변국엔 석탄?

한편 BRICS의 기존 5개국(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은 지난해 기준 전체 발전 믹스 중 절반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채웠다. 하지만 신규 가입국 다수는 여전히 석탄·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며, 중국의 해외 투자가 이들 구조를 고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후 공약과 실질 투자 간 괴리, 그리고 탈탄소 산업의 이면에 숨은 석탄 사용의 역설은 BRICS 확장과 에너지 지정학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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