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 (2025년 인사 청문회 모습) /출처 위키피디아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 (2025년 인사 청문회 모습) /출처 위키피디아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미국 에너지장관은 4월 29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열린 글로벌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유럽은 기후 경고주의(climate alarmism)를 버리고 다시 천연가스와 원자력을 수용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그는 “넷제로(Net Zero) 정책은 현실성과 경제성, 에너지 안보를 훼손하고 있다”며 “2050년 탄소중립은 달성 불가능할 뿐 아니라,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라이트 장관의 발언은 최근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를 계기로 나왔다. 양국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의존도가 65%에 달했지만, 정전 직전 천연가스 비중은 고작 3%에 불과했다. 라이트 장관은 “날씨에 에너지 시스템을 맡기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라며, 유럽의 에너지 구조를 ‘비싸고 신뢰할 수 없는 시스템’으로 규정했다.

■ "기후 이상주의가 자유·번영·안보 훼손"

연설에서 라이트 장관은 “기후 위기 대응을 명분으로 한 강제적 에너지 전환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상명하달(top-down)의 정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서유럽의 정책이 “에너지 자유를 제한하고 경제 번영과 국가안보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하며, “경제 연구결과를 보면 넷제로는 잘못된 목표”라고 단언했다.

미국 내부 정책 변화도 주목된다. 그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탈화석연료 및 탄소중립 전략을 “고비용·저신뢰 에너지 시스템을 강제하려 한 시도”로 비판하며, “미국민은 그 길이 잘못됐음을 알고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선택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발전믹스에서 화석연료는 여전히 60%를 차지하며, 태양광과 풍력 비중은 1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없이는 번영도 없다"

라이트 장관은 연설 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싼 전기, 불안정한 전기를 선택한다면 경제는 성장할 수 없고, 국민의 삶의 기회도 줄어든다”며 “그것은 선택이지만, 나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천연가스와 원자력은 풍부하고 배후전력이 가능한 자원”이라며, “이러한 기반 없이 재생에너지 만으로는 산업도, 가정도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라이트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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