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글로벌 해양 에너지 인프라 기업 회그 이비(Höegh Evi)와 바르질라 가스 솔루션(Wärtsilä Gas Solutions)이 세계 최초로 부유식(Floating) 암모니아-수소 분해 설비 개발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 설비는 선박으로 운송된 액상 암모니아(NH₃)를 해상에서 직접 수소(H₂)로 변환하는 기술로, 산업용 규모의 수소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소 공급망 전환의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3년 4월에 시작되었으며, 노르웨이 정부의 ‘그린 플랫폼(Green Platform)’ 프로그램을 통해 총 예산의 약 50%에 해당하는 590만 유로의 지원을 받았다. 실제 장비는 노르웨이 스토르드(Stord)의 지속가능에너지 노르웨이 캣어펄트 센터(Sustainable Energy Norwegian Catapult Center)에서 제작됐다.
■ 암모니아, 수소의 새로운 '운송 연료'로 부상
암모니아는 저압·상온에서도 액화 저장이 가능하고 운송 손실이 적은 특성 덕분에, 수소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장거리 운송이 가능하다. 도착지에서는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로 변환하고, 이를 산업 및 전력망에 공급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설비는 모듈형 구조(modular design)로, 부유식 저장 및 재기화 설비(FSRU)나 전용 수소 터미널에 유연하게 탑재 가능하다. 연간 21만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처리 능력을 갖췄으며, 암모니아 저장 용량도 1만㎥에서 최대 12만㎥까지 확장 가능하다.
■ REPowerEU 맞춤형 솔루션…유럽 산업 수소 수요에 직접 대응
유럽연합(EU)은 REPowerEU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연간 1000만 톤의 재생 수소를 수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수소는 부피 에너지 밀도가 낮아 저장과 운송이 어렵기 때문에, 암모니아를 매개로 한 대체 운송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르질라의 마케팅 디렉터인 셸 울스타인(Kjell Ove Ulstein)은 “이번 기술은 수소 저장·운송의 병목을 해결하고, 에너지 인프라의 유연성과 복원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그 이비의 CEO 에릭 나이하임(Erik Nyheim) 역시 “부유식 수소 터미널은 글로벌 수소 가치사슬을 현실화하는 핵심 장치”라며, “유럽 산업계에 안정적인 청정 수소 공급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