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운동가들이 2023년 뉴욕에 위치한 JP모건체이스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David Grossman/Alamy
기후 운동가들이 2023년 뉴욕에 위치한 JP모건체이스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David Grossman, Alamy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세계 최대 은행들이 기후 위기를 외면하고 화석연료 산업에 8690억 달러(한화 약 1160조 원)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환경단체 8곳이 공동 발간한 보고서 ‘기후 혼란에 베팅하는 은행들(Banking on Climate Chaos)’에 따르면, 2024년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은 전년보다 1620억 달러 증가하며 2년 만에 반등했다.

이는 지구 평균기온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해였다는 점에서, 주요 금융기관들의 기후 약속이 얼마나 후퇴했는지를 드러낸다.

■ JP모건·씨티·BOA 등 ‘미국계 4대 은행’, 최대 화석연료 자금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화석연료 산업에 가장 많은 자금을 댄 5대 은행 중 4곳은 미국계 금융사였다. 그중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는 535억 달러로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씨티그룹(Citigroup), 웰스파고(Wells Fargo)가 뒤를 이었다. 일본의 미즈호 파이낸셜(Mizuho Financial)과 영국의 바클레이스(Barclays)도 상위권에 올랐다.

이들은 모두 파리협정 이행을 약속했던 글로벌 ‘넷제로 은행 연합(Net-Zero Banking Alliance)’ 소속이었으나, 2024년 초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직전 전원 탈퇴하며 사실상 기후 약속을 폐기했다.

■ "말뿐인 약속"…파리협정 9년, 7.9조 달러는 여전히 석탄·석유로

2015년 파리기후협정 이후, 전 세계 은행들은 총 7조9천억 달러(약 1경 590조 원)를 석유, 석탄, 가스 프로젝트에 쏟아부었다. 이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파리협정 목표와 정면 배치된다.

보고서 공동저자인 석유 전환 국제기구(Oil Change International)의 데이비드 통(David Tong)은 “세계 대형 은행들이 기후 혼란에 자금을 퍼붓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 금융기관의 책임을 묻고 기후재정에 대한 법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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