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 社의 조선소 전경. /HD현대 제공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 社의 조선소 전경. /HD현대 제공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중국이 LNG·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 기반 고효율 선박 중심으로 기술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조선사의 기술 격차는 단 0.7년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과거 2~3년 수준의 기술 우위가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중국 조선소들이 화석연료 기반 선박에서 벗어나 LNG 추진선, 메탄올 선박 등 신연료 분야에서 조달 경쟁력과 정부 보조금 등 제도적 지원을 바탕으로 급성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규모 공업지구를 활용한 원가경쟁력까지 확보하면서 국제시장에서 실질적인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KISTEP는 “중국이 단순 제조 기반에서 벗어나 R&D와 시스템 설계, AM(적층 제조) 및 스마트 서비스 등 전 주기 가치사슬로 확장하고 있다”며 “한국이 ‘단순 기술력’뿐 아니라 생태계와 제도적 유연성 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 52시간제·규제·비용 장벽…K조선의 ‘생산지 분산’ 전략

업계는 기술 격차 해소를 위한 실증 확대와 함께 글로벌 생산지 분산 전략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국내에서는 주 52시간제와 지역별 규제, 높은 인건비가 현실적으로 기술 도입과 실증을 어렵게 하고 있어, 미국·호주 등 선진국 조선기지 설립을 통한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율운항선박부터 친환경 선박까지 시제품 제작을 넘어 실제 선박 설계·건조 단계까지 신속히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와 함께 민간 주도의 해외 생산기지 확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HD현대·한화오션, 미국 조선소 인수로 ‘현지화’ 본격화

이 같은 배경 속에서 한국 조선 빅2인 HD현대와 한화오션은 각각 미국 내 파트너십과 인수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HD현대는 최근 미국 슈에스트(ECO) 및 프로펠 파트너스와 손잡고, 2028년부터 미국 전용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을 개발하기로 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2월 미국 필라델피아조선소(Philly Shipyard) 지분을 인수하며,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내 조선소 소유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한화오션은 호주 오스탈(Austal) 조선소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미국-호주 양방향 해양 방산 사업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HD현대와 한화의 공통 전략은 “미국·호주 등지에 생산 거점을 확보해 자국 내 정부 수요를 충족하고, 동시에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 추격을 회피하는 ‘우회 방어 전략’”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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