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국제해운협회(BIMCO)는 최근 발표에서 향후 10년 동안 약 1만6000척(총 7억 DWT 규모)의 선박이 재활용(해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지난 10년간 해체된 선박 규모의 두 배, 중량 기준으로는 세 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글로벌 해운업계에 대규모 선박 교체 수요가 몰릴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전망은 국제해사기구(IMO, 176개 회원국과 3개 준회원국)에서 2009년 채택한 ‘홍콩협약(HKC)’ 발효와 긴밀히 맞물려 있다. 이 협약은 2025년 6월 26일부로 발효되며, 비준국의 국적선과 비준국 권한 하에 운영되는 국제항해용 500톤 이상 선박에 대해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인 선박 재활용 기준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즉, 선박이 해체될 때 환경·인권 기준을 준수할 것을 의무화해 선박 소유주들에게 해체 예정 선박에 대한 업그레이드나 교체 준비를 요구한다.
선주와 선박 해체 시설 모두 협약의 규정을 반드시 따라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비준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선박 해체와 동시에 신조 발주 증가가 예상되며, 친환경 신조선으로의 교체 수요를 촉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BIMCO 해운분석가는 “1990년대 건조된 선박이 최근 10년간 해체 선박의 62%를 차지했으며, 2000년대에 집중 건조된 선박들도 향후 해체 시장에 대거 출회할 것”이라며 “2027년 이후 연간 해체량이 2012년 수준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친환경 해체설비를 갖춘 일부 국가와 조선소는 해체 선박 수요 증가에 따라 수주 확대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BIMCO는 한국 조선업계가 ESG를 기초로 한 친환경 신조 발주 확대를 통해 이번 해체 사이클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용어 설명 :
· 재화중량톤수(DWT, Deadweight Tonnage) = 선박이 안전하게 적재할 수 있는 최대 중량을 나타내는 단위로, 화물뿐만 아니라 연료, 식수, 승무원, 여객, 식량, 선용품 등 선박이 실제 운항에 필요한 모든 적재물을 포함한 무게다. 즉, 7억 DWT는 7억 톤의 화물 및 기타 적재물을 동시에 실을 수 있는 선박들의 총 적재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전 세계 상선 선대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규모로, 해운업계에서 노후 선박의 대규모 교체와 친환경 선박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대형 유조선 한 척이 약 30만 DWT 정도의 적재능력을 가진다고 할 때, 7억 DWT는 이와 같은 대형 선박 약 2,300척에 해당하는 방대한 적재능력이다. DWT는 선박의 실제 운송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선박 해체·재활용 시장 규모와 해운업계의 구조 변화를 가늠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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