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한국 조선업계와 인증기관이 암모니아 추진선의 상용화를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인 ‘독성 오수 해양배출 기준’ 제정에 공동 착수한다.
KR(한국선급)을 중심으로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삼호,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이 참여하는 협의체가 지난 6월13일 공식 출범했다.
이 협의체는 암모니아 연료추진선박에서 발생하는 습식처리 오수의 저장·처리·배출 관련 국제 기준을 마련해, 우리 정부를 통해 국제해사기구(IMO)에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2026년까지 국제 기준 초안을 준비하고, IMO의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 제출해 글로벌 규제 논의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 "암모니아 오수, 규제 공백이 기술 불확실성으로"
암모니아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으나, 독성과 부식성으로 인해 오수 배출 시 해양 오염 위험이 높다. 현재 IMO 규정에는 관련 오수의 명확한 관리 기준이 없어, 조선소·선주·운영자 입장에서는 설계 단계부터 안전기준 부재에 따른 기술·운영 리스크를 감수해야 했다.
KR은 2024년 우리 정부와 함께 해당 문제를 공식 제기했고, 2025년 4월 제83차 MEPC 회의에서 관련 기준 마련의 필요성이 공식 승인됐다. 이번 협의체 출범은 그 후속 단계로,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국제 규제의 룰메이커 역할을 수행하는 중대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 국내 조선·인증기관·시험기관 ‘3각 연합’
이번 협의체에는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추진선 건조에 성공한 HD현대, 기술 표준화와 연료 시스템 상용화 경험이 풍부한 삼성중공업·한화오션, 신뢰성 높은 환경 시험 역량을 보유한 KTR, 그리고 글로벌 인증 경험을 축적한 KR이 참여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KTR 김태성 본부장은 “과학적 데이터 기반의 기준 마련”을 약속했고, HD한국조선해양 박상민 랩장은 “시장 선도를 위한 기술 축적”을 강조했으며, 삼성중공업 이호기 센터장은 “상용화 기틀 마련”, 한화오션 최영환 팀장은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KR 김경복 부사장은 “기술 기반의 국제 표준화를 선도하는 상징적 사례”로 이번 협의체의 의미를 짚었다.
■ "규제가 시장을 만든다"… 암모니아 연료 선점 위한 기술 외교
국제 조선·해운 시장에서 ‘먼저 규제를 만든 자가 시장을 지배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협의체는 한국이 글로벌 암모니아 연료 시장의 기술·정책 양축을 선도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IMO가 해당 기준을 채택할 경우, 국내 조선소들이 기준 수립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친환경 선박 발주를 앞둔 글로벌 선주들에게 기술적 신뢰도와 안전성을 먼저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 용어 설명 :
· MEPC 회의(Marine Environment Protection Committee, 해양환경보호위원회) = 2025년 4월에 열린 제83차 MEPC 회의는 국제해사기구(IMO) 산하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가 개최한 정기 회의로, 해양 환경 보호와 선박의 환경 규제 기준 마련 등 국제 해사 환경 정책을 논의. 회의는 일반적으로 연 2회 개최, 최근 회의 일정(예: 2024년 3월, 2024년 9월, 2025년 4월 등)을 보면, 약 6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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