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윤철순 기자] 2007년의 베스트셀러 '88만원 세대' 저자이자 '진보경제학자'로 불리는 우석훈 전 성공회대 교수가 이재명 정부의 '미래 성적'을 전망했다.
서부발전 사외이사를 지낸 우 전 교수는 이재명 정부 출범 한 달째인 2일 향후 5년간의 李 정부 국정운영 성과를 이렇게 예측했다.
우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는 게 많고 돈의 흐름도 잘 아는 편”이라며 “부동산을 비롯한 거시경제의 많은 부분은 생각보다 잘 할 것이고, 성과 지표들도 잘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런 성과의 가장 큰 힘은 뭘 잘 알고 잘 해서가 아니라 '해먹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모두 알기 때문에 그런 제도적 측면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이명박·윤석열 정부와의 ‘차별성’에 주목했다.
그는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언급하며 “지금 한국 경제는 충분히 규모가 커져 '왜곡'하지만 않으면 어지간히 굴러갈 정도는 된다”면서 시스템과 윤리 문제를 본질로 지목했다.
◇ “전기요금 두 배 오른다”…환경·에너지는 ‘약점’
우 전 교수는 경제 성적표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렸지만, 에너지와 환경 분야에선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은 이 분야(환경·에너지)는 관심도 없고 잘 모른다”며 “복잡한 '메커니즘'을 건너뛰고 결과로만 말하면, 이재명 시대에 전기요금은 대략 두 배 정도 오르고 전기도 한 번쯤은 꺼먹을(블랙아웃)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어 “관심은 없었는데 인기 있는 성과는 내고 싶고 그럴 때 딱 생겨나는 일이 이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전 교수의 이 같은 분석은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전력시장 개편과 기후에너지부 신설, 탈원전 재검토 등 주요 에너지 정책 구상들이 혼란을 거듭하는 상황과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

◇ “교육·농업은 정권 리스크”…부동산처럼 날아갈 수도
우 전 교수는 교육 분야 성과를 가장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불행히도 이 대통령은 이 분야를 전혀 모른다”면서 “지금 같은 상황으론 문재인 정권이 부동산으로 날아간 것처럼 이재명 정권은 교육 문제로 날아갈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농업 분야에 대해서도 “더 망가질 게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재명 농업’ 5년은 대체적으로 엉망이 날 텐데, 그렇다고 크게 티 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식업 지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 우 전 교수는 "토마토 가격도 두 배 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대중들이 잘 보지 않는 지표 중 하나가 양식업”이라며 “여기서 몇 가지 지표를 살펴보면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도 했다.
◇ ‘기대와 우려’ 동시에… 80점 李 정부의 진짜 과제는
우 전 교수는 5년 후의 이재명 정부 종합 성적을 ‘80점’으로 예측했다. 그는 "개별 산업 분야 등 부분적으로 저조한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지만, 거시 경제 전체적으로는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짚었다.
우 전 교수의 평가를 분석하면 ‘정책 역량’보다 ‘도덕성’에 대한 기대, 즉 “해먹지 않을 것”이란 믿음에 기반하고 있다. ‘정의롭고 성실한 정부’는 그 자체로 시장 왜곡을 줄이고 시스템 효율을 끌어올리는 조건이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사각지대에 대한 대비는 또 다른 문제다. 우 전 교수 분석에 따르면, 한 마디로 “경제는 순항하겠지만 에너지는 흔들릴 수 있고 교육은 터질 수도 있다”가 된다.
이재명 정부 5년의 ‘80점’이 ‘합격점’으로 남을지, 아니면 '가장 모른다'고 평가되는 ‘결정적 과목’ 때문에 무너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우 전 교수는 문재인 정권의 가장 큰 패착으로 '인사 난맥'을 지적한바 있다. 2023년 3월, 그는 문재인 정부를 ‘실패한 정권’으로 규정하며 “부동산 문제나 교육개혁 모두 인사 실패에서 비롯됐다”면서 “인사가 90%, 언론 5%, 나머지는 운이 없었던 것”이라고 평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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