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이라크가 심화되는 전력난과 이란산 가스 수입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FSRU(부유식 저장 재기화 설비, Floating Storage Regasification Unit) 프로젝트를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당초 2024년 하절기 가동을 목표로 했던 사업은 UAE의 Breeze Investment와의 계약이 결렬되면서 일정이 지연됐으나, 최근 미국의 Excelerate Energy가 유력한 대체 공급사로 부상했다.
이라크 정부는 새 FSRU를 남부 바스라(Basra) 인근의 1.2GW급 가스복합화력 발전소에 연료 공급하는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며, 2026년 여름 상업운전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입찰을 재개했다.
이는 이라크의 구조적 전력난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특히 여름철 피크 수요 대응과 외부 에너지 의존 축소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배경이 크다.
■ Excelerate Energy, 중동 FSRU 시장 진입 ‘초읽기’
이번 프로젝트에서 주목받고 있는 Excelerate Energy는 미국 기반의 LNG 인프라 전문기업으로, 이미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브라질, UAE 등에서 FSRU를 운영해 온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사업자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지중해에서 운항 중인 FSRU ‘Exemplar’호가 향후 이라크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Exemplar호는 재기화 능력 약 500MMcf/d(백만입방피트/일), 저장능력 약 15만㎥ 규모로, 중형 발전소 연료공급에 적합한 스펙을 갖추고 있다.
Excelerate는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중동 시장 진입을 전략적으로 확대 중이며, 특히 이라크와 같은 공급 불안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FSRU 서비스 제공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라크, 연간 약 10BCM 가스 수입 중 절반 이상 이란에 의존
이라크는 현재 연간 약 10Bcm(100억㎥) 규모의 천연가스를 수입 중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이란산 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 측의 공급 지연과 잦은 단전 사태, 미·이란 간 제재 이슈 등으로 인해 LNG 수입으로의 수급 다변화 전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FSRU는 육상 LNG 터미널 건설보다 투자비가 적고 구축 기간이 짧으며, 유연한 배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단기 에너지 수급 대응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미 중동 내 일부 국가들도 이 모델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라크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수입 가스의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전력망 안정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