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전 세계 에너지 트레이딩 시장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석유·천연가스 중심의 거래 구조에서 LNG,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탄소배출권, 그린암모니아·수소 등 다각화된 에너지 자산으로 투자 포트폴리오가 확장되고 있다.
이 중심에는 Glencore(글렌코어), Vitol(비톨), Trafigura(트라피구라) 등 소수 정예 글로벌 트레이더들이 있다. 이들은 단순 중개에서 벗어나 생산·운송·저장·금융투자까지 밸류체인 전반을 통합하며 에너지 시장의 실질적인 조정자로 부상하고 있다.
■ 석유에서 LNG, 그 다음은 탄소…‘기후위기 시대형 트레이딩’ 전환 중
에너지 트레이더들의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기존 원유·정유제품 중심의 수익 모델은 LNG 현물거래와 탄소 크레딧(Credit) 트레이딩으로 전환 중이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지정학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소스 다변화 및 중장기 계약 확보에 주력하는 추세다.
특히 Glencore는 석탄·금속 등 전통 자원 기반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및 탄소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으며, Vitol은 북미와 중동의 LNG 소싱 능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수요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Trafigura는 아프리카·남미에서의 저탄소 프로젝트 투자를 병행하며 ESG 기반의 에너지 트레이딩 포지션을 강화하고 있다.
■ 비상장사들의 막강한 영향력…거대 트레이더들의 ‘그림자 파워’
글로벌 에너지 트레이더 대부분은 비상장사로, 매출 규모에 비해 외부에 알려진 정보가 제한적이다. Vitol은 2023년 기준 매출 4600억 달러(약 630조 원), Trafigura는 약 3000억 달러(약 410조 원)에 달하며, 이들의 실물거래와 금융파생상품 활용은 에너지 가격 결정과 공급망 안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트레이더들은 주요 자원개발 프로젝트나 수출터미널의 투자자이자 운영자, 금융사 역할까지 수행하며 글로벌 에너지 거버넌스의 또 다른 축으로 작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