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한화오션 노사가 2025년도 임금교섭을 조기 타결하며 하반기 조선업계의 생산안정 기반을 마련했다. 7월 24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1.7%의 찬성률로 교섭안이 최종 통과됨에 따라, 노사는 하계휴가 이전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노사 상생’의 실질적 성과를 달성했다.

이번 임금협상은 단순한 금전적 인상 수준을 넘어 구조적 전환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화오션은 고정급 중심의 임금 인상을 통해 동종 업계 대비 낮았던 보상 수준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렸으며, 동시에 직무 난이도를 반영한 새로운 보상체계를 구축해 ‘일의 가치’에 기반한 인사제도의 첫발을 내디뎠다.

■ 고정급 인상, 조선업계 인력 이탈 막는 승부수

역대 최대 수준의 기본급 인상은 최근 심화되고 있는 조선업계 인력 유출 문제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해석된다. 조선소 현장은 숙련도와 경험이 중요하지만, 수년간 이어진 저임금 구조로 인해 유사 업종으로의 이직이 만연해 있었다.

이번 교섭 결과는 한화오션 구성원들의 사기 진작은 물론, 핵심 인력의 이탈을 방지하고 신규 인력 확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회사 측은 “동종 업계와의 임금 격차를 해소한 것이 이번 협상의 주요 성과”라고 강조했다.

■ 10년 논의 끝 ‘직무 보상체계’ 본격화… 일 중심 평가 전환

특히 의미 있는 변화는 직무 난이도를 반영한 ‘직무 보상체계’ 도입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노사 간 논의를 거듭해온 과제로, 성과 중심의 임금 구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직무 가치를 반영한 체계로 전환하는 출발점이다.

직무급제는 단순한 임금 인상을 넘어, 인사제도 전반의 혁신을 상징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이는 향후 엔지니어링, 설계, 생산 등 다양한 직무 간의 균형 있는 보상 체계를 정립하고, 내부 역량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하계휴가 전 교섭 타결… 불확실성 해소와 노사 신뢰 기반 강화

한화오션이 하계휴가 이전에 교섭을 타결한 것은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조선업계는 장기 프로젝트가 중심이기 때문에 하반기 생산계획 수립과 인력 운영의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 이번 조기 타결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생산에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단체교섭은 노사 간 상호 존중과 지속적인 소통의 결실”이라며 “향후에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사 협력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의 2025년도 임단협 타결은 조선산업 전반에 걸쳐 상생의 모델을 제시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기본급 인상을 통해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임금 수준을 달성하고, 동시에 직무 중심의 보상 체계를 수립함으로써 질적 전환을 시도한 이번 협상은 조선산업 노동시장 전반의 ‘공정한 노동 가치 인정’ 흐름을 더욱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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