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프랑스의 LNG 저장·운송 기술 전문기업 GTT(Gaztransport & Technigaz)가 아프리카 해상에서 건조될 부유식 LNG 액화설비(FLNG, Floating Liquefied Natural Gas)에 탑재될 대형 탱크 설계 계약을 따냈다.
발주는 삼성중공업이 맡았으며, 이번 계약에는 총 23만8700㎥(238,700㎥) 규모의 극저온 멤브레인 저장 시스템 설계가 포함된다. GTT는 자사의 핵심 특허 기술인 Mark III 멤브레인 시스템을 적용해 탱크 설계를 수행할 예정이다.
FLNG는 육상 인프라를 별도로 구축하지 않고 해상에서 직접 LNG를 액화·저장·수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프라 부족 지역에서 신속하게 LNG 생산을 가능케 하는 혁신적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와 같은 신흥 에너지 시장은 LNG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육상 가스 처리·액화 플랜트 인프라가 미비해 FLNG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번 계약은 아프리카 지역이 글로벌 LNG 시장의 공급 다변화 차원에서 핵심 전초기지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너지 메이저들이 대형 육상 플랜트 투자에 신중해지는 가운데, FLNG는 빠른 투자 회수와 모듈형 확장 가능성 덕분에 차세대 LNG 생산 방식으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GTT의 Mark III 멤브레인 시스템은 극저온 환경에서 우수한 내열성과 운용 신뢰성을 제공하는 대표적 기술이다. 이는 LNG 선박 및 저장 설비에서 이미 상용화된 검증된 기술로, FLNG 프로젝트에 적용될 경우 장기간 안전성과 경제성을 보장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해양플랜트 분야에서 FLNG 건조 경험을 쌓아온 만큼, GTT와의 협업은 글로벌 FLNG 시장에서 기술적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납품 일정과 가동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아프리카의 LNG 생산 역량 확대 △글로벌 에너지 공급 다변화 △친환경 전환 시대의 천연가스 역할 강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 주요 수입국들이 장기 계약 다변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아프리카산 LNG는 향후 에너지 안보 전략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 용어 설명 :
ㆍGTT(Gaztransport & Technigaz) = 글로벌 LNG 운반선 시장에서 보냉재(냉매) 원천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 본사는 프랑스 상레미레세브루즈(Saint-Rémy-lès-Chevreuse). GTT는 LNG 운반선에 적용되는 크라이오제닉(초저온) 막형 보냉 시스템을 개발·공급하며, 세계 주요 조선소와 해운회사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기술인 Mark III, NO96 등 다양한 막형 보냉 시스템을 제공한다. GTT의 막형 시스템은 얇고 강인한 스테인리스강 또는 인바(니켈·철 합금) 막이 LNG를 안전하게 수송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에너지 효율성과 적재 용량 최적화 등에서 타 경쟁 기술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강화된 폴리우레탄 폼(R-PUF) 및 환경친화적인 HFO 계열 발포제 등 최신 소재를 도입하여, LNG의 자연 증발률(Boil-Off Rate)을 대폭 감소시키고 있다. GTT의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회사는 매출액 32% 증가와 68%의 높은 EBITDA 마진을 달성했으며, 중장기적으로 LNG 운반선 발주시장이 1~2년간 숨 고르기 국면을 거친 뒤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고성장 국면을 맞아 전 세계 LNG 연료·운반 분야에서 약 25%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GTT 기술의 우수성은 △적재 효율 △건조·운영 비용 절감 △환경 규제 대응 △글로벌 인증기관의 신뢰성 등 여러 측면에서 인정받으며, 조선소 및 선주에 맞춤형 엔지니어링 서비스도 제공해 LNG 운반선 보냉 기술의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