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바실리코스(Vasilikos) LNG 터미널 조감도
키프로스 바실리코스(Vasilikos) LNG 터미널 조감도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키프로스의 전략적 에너지 프로젝트로 꼽히는 바실리코스(Vasilikos) LNG 터미널이 심각한 설계 결함으로 인해 다시 한번 일정 차질을 빚고 있다. 신규 프로젝트 관리자로 선임된 테크닙 에너지스(Technip Energies)의 평가 결과, 기존 설계 및 시공 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발견되면서 개발이 장기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영 천연가스공사 ETYFA(Etyfa Natural Gas Infrastructure Company)는 프로젝트 관리권을 프랑스 엔지니어링 기업 테크닙에 이관해 정밀 검토를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CPP(China Petroleum Pipeline Engineering)가 수행했던 설계 및 시공은 불완전하며, 현 단계에서 재평가 없이는 활용이 불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단순한 지연을 넘어 프로젝트 근본적 재설계를 요구하는 상황으로, 비용과 기간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ETYFA는 이미 13개월 동안 개발이 중단된 상태이며, 비공식 정보에 따르면 최종 완공 시점은 최소 2027년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남은 공사 소요 기간조차 예측이 불가한 상황”이라며 “터미널 건설을 위한 EPC(설계·조달·시공) 계약 발주는 상업적 위험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ETYFA는 이번 문제로 인해 글로벌 건설사들의 참여 의지도 저조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규모 EPC 계약을 추진하기에는 리스크가 지나치게 크며, 예상 비용 증가와 추가 지연 가능성이 높아 상업적 타당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키프로스는 LNG 수입 허브로 도약을 목표로 삼아왔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에너지 안보 전략이 큰 시험대에 올랐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Vasilikos 프로젝트는 동지중해 지역 LNG 허브 구상에서 핵심적인 인프라였지만, 이번 설계 결함으로 신뢰성과 경제성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며 “키프로스가 유럽 에너지 수급망에서 차지하는 위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용어 설명 :  

· ETYFA(Etyfa Natural Gas Infrastructure Company) = 키프로스의 천연가스 수입 및 인프라 개발을 총괄하기 위해 설립된 공기업으로, 국가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전환 전략의 핵심 기관으로 평가된다. ETYFA는 유럽연합(EU)의 에너지 다변화 정책과 연계해 바실리코스(Vasilikos) LNG 터미널을 포함한 주요 천연가스 인수기지, 저장·재기화 설비, 관련 송배관망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이를 통해 키프로스의 발전 부문에 안정적인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석탄 및 석유 의존도를 줄여 탈탄소 전환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ETYFA는 국제 에너지 기업 및 금융기관과 협력해 프로젝트 자금 조달과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지중해를 아우르는 LNG 허브 전략의 실행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ETYFA를 두고 “키프로스 에너지 인프라의 중추이자 유럽 가스 공급망 다변화의 전진기지”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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