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이탈리아의 전력·가스 기업 에디손(Edison)이 일부 파이프라인 가스 계약을 LNG로 대체하며 수요 변동에 대응하는 포트폴리오 유연성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앞서 셸(Shell)과 연간 70만톤 규모의 미국산 LNG를 2028년부터 15년간 도입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는 계절·경기 변동 시 물량을 재판매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유럽의 다수 기업들이 수요가 낮을 때 재판매 옵션을 활용하기 위해 LNG 비중을 늘리는 추세와도 맞닿아 있다.
향후 2년 내 만기 도래가 예정된 파이프라인 계약이 재편의 직접적 계기다. 에디손은 알제리산 1bcm/년(1 bcm/y from Algeria), 리비아산 일부가 포함된 4.4bcm/년(4.4 bcm/y including Libyan volumes)등 두 건의 파이프라인 가스 수입 계약 만기를 앞두고 있다. 파이프라인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오프테이크 경직성(take-or-pay rigidity)이 커 저수요 국면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하기 쉽다.
반면 LNG는 도착지 변경, 카고 전매 등 상업적 옵션이 비교적 넓어 시장 저점에서 조달·고점에서 전매 같은 스프레드 최적화가 가능하다. 에디손의 LNG 비중 확대는 이런 구조적 차이를 활용해 가격·수요 리스크를 흡수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에너지 업계의 ‘스프레드 최적화(Spread Optimization)’란 서로 다른 지역 허브 간의 가격 차이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유럽 TTF 허브 가격이 아시아 JKM 가격보다 높을 경우, 트레이더는 동일한 LNG 화물을 아시아가 아닌 유럽으로 보내 추가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아시아 프리미엄이 형성되면 유럽 계약 물량 일부를 재판매해 아시아 시장으로 전환한다.
이러한 방식은 “저가에 조달해 고가에 판매한다”는 단순한 원리를 글로벌 가스 허브 네트워크에 적용한 것으로, LNG 트레이딩 기업들이 선복 확보, 터미널 슬롯 관리, 계약 조건 협상 등을 통해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프레드 최적화를 “글로벌 LNG 트레이딩 수익성의 핵심 동력”으로 평가하며, 향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