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이탈리아와 미국이 LNG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지난 9월9일(현지 시간) 로마에서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럽연합(EU)의 전략적 맥락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미국이 EU의 주요 LNG 공급원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양국은 미국산 LNG의 이탈리아 수출 확대를 포함해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물량과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LNG 수입 및 재기화(Re-gasification) 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미국은 LNG 수출 인프라 확충을 장려해 보다 효율적이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resilient supply chain)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이탈리아는 이미 피옴비노(Piombino)·라벤나(Ravenna) 등 신규 터미널을 통해 LNG 수입 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산 LNG는 이탈리아와 남유럽 시장에서 러시아산을 대체하는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양국은 이번 협력의 전략적 이점을 강조했다. 특히 미국에서 이탈리아·유럽으로 향하는 공급 경로는 중동이나 흑해를 경유하는 루트 대비 지정학적 위험이 낮아 안정성이 높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홍해(붉은해·Red Sea) 항로 불안 등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EU는 러시아산 가스 및 LNG 수입 축소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산 LNG는 단순한 대체재를 넘어 EU의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 전략을 동시에 뒷받침할 전략적 자원으로 부상 중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탈리아 간 LNG 협력은 EU 차원의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의 유럽 에너지 시장 영향력을 한층 확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