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명종 기자]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정전사고의 주범이 노후 설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전 발생 시 신속한 복구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산자위 간사, 목포시)이 한국전기안전공사(이하 전안공)로부터 제출받은 '비상출동고충처리 출동건수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정전사고로 인한 비상출동은 총 1,306건에 달했다.
특히 여름철(6~8월) 출동은 542건으로 전체의 41.5%를 차지해 계절적 편중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여름 144건(전체 대비 48%), 2021년 96건(38%), 2022년 111건(42%), 2023년 87건(42%), 2024년 107건(38%) 등 해마다 출동의 3건 중 1건 이상이 여름에 집중됐다.
월별로는 8월이 207건으로 가장 많았고, 7월 190건, 6월 145건 순이었다. 특히 2020년 9월에는 태풍 마이삭과 폭염 등의 영향으로 83건의 출동이 발생해 단일 월 기준 최다 기록을 보였다.
정전사고의 원인 분석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최근 5년간 설비 노후 및 고장이 1,039건(79.5%)으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한전선로 이상 170건(13%), 자연재해 65건(5%), 인적요인 32건(2.6%) 순이었다.
10건 중 8건이 설비 관리 부실로 인한 사고라는 점에서, 단순 복구 대응을 넘어선 근본적인 설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도별로 보면 설비 노후·고장으로 인한 출동은 2020년 228건, 2021년 214건, 2022년 201건, 2023년 170건, 2024년 226건 등 지속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김원이 의원은 "매년 여름 반복되는 정전사고는 전력 설비에 대한 사전 대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지적했다.
이어 "출동 건수에만 의존하는 대응에서 벗어나, 계절별 사고유형 분석과 현장 대응력 강화를 통해 선제적 전기안전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안공은 정전사고 발생 시 비상출동을 통해 복구를 지원하고 있지만, 여름철 설비 고장과 노후화로 인한 출동이 집중되면서 반복되는 사고에 대한 점검 강화와 예방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전력 수요 증가와 고온으로 인한 설비 부하가 노후 설비의 고장을 촉발한다고 분석한다. 특히 냉방기기 사용이 집중되는 7~8월에 전력 설비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노후화된 설비가 견디지 못하고 고장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