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행한 '해방의 날' 관세 조치로 글로벌 시장이 흔들리면서, 아시아 지역 LNG 가격이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산업 소식통에 따르면, 북동아시아 지역 5월 인도분(spot cargo) 평균 LNG 가격은 백만 영국열단위당($/mmBtu) 13.00달러로, 지난주와 동일하게 유지되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11일 이후 최저치다.

알렉스 프로리(Alex Froley) ICIS 수석 LNG 애널리스는 "글로벌 무역 전쟁과 경기 침체 리스크가 세계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으며, 성장 둔화 우려가 에너지 가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로 3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며, 미중 간 무역 전쟁이 한층 격화됐다. 브레인차일드 커머디티 인텔리전스 시장분석가 클라스 도즈먼(Klaas Dozeman)은 "중국 34%, 인도·한국·일본 24~26% 수준의 수입 관세는 LNG 수요를 추가로 위축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관세 영향은 가시화되고 있다. ICIS의 프로리에 따르면, 미국발 LNG 화물은 2월 6일 이후 중국에 도착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네덜란드 TTF(Dutch Title Transfer Facility)와 영국 가스 가격은 원유 및 증시 급락과 함께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아거스(Argus) LNG 가격 책임자 마틴 시니어(Martin Senior)는 "헤지펀드들이 상품과 주식 시장 전반에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가스 매도에 나섰고, TTF 가격이 특정 임계값 이하로 떨어지면서 손절매(Stop Loss) 매도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은 트럼프 관세에 대응한 보복 조치를 준비 중이지만, 미국산 LNG 수입은 지속할 방침이다. 브레인차일드의 도즈먼은 "달러 약세로 미국산 LNG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고, 유럽은 저장고를 채우기 위해 미국산 LNG 수입을 오히려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S&P 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트는 5월 북서유럽 인도 기준(North West Europe LNG Marker, NWM) LNG 가격을 12.071달러/mmBtu로 평가했다. 이는 네덜란드 TTF 가스 가격보다 0.75달러/mmBtu 저렴한 수준이다. 아거스(Argus)와 스파크 커머디티스(Spark Commodities)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5월 및 4월 물량 가격을 평가했다.

한편, LNG 운임 시장에서는 대서양(Atlantic) 운임이 이틀 연속 하락해 2만3,500달러/일, 태평양(Pacific) 운임은 소폭 상승해 2만6,750달러/일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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