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이 공개한 1만5000 TEU급 SMR 추진 컨테이너선의 조감도./HD현대 제공
HD한국조선해양이 공개한 1만5000 TEU급 SMR 추진 컨테이너선의 조감도./HD현대 제공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2025년 6월 현재, 전 세계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컨테이너선 발주 잔량이 970만 TEU(20피트 컨테이너 단위)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3.9%나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해운 컨설팅사 브레이머(Braemar)는 “올해 신규 발주량만 200만 TEU에 이르며, 이는 2010~2019년 평균의 두 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 수요 증가를 넘어 규제 대응, 시장 점유율 확보, 용선 리스크 회피 등 다층적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 ‘넷제로 프레임워크(Net-Zero Framework)’ 채택을 앞두고, 해운사들은 메탄올·암모니아·LNG 연료 기반의 친환경 선박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 ‘많이 짓는 게 아니라, 빨리 바꾸는 것’

현재 글로벌 컨테이너선 선대 규모는 약 3130만 TEU. 이 가운데 970만 TEU가 건조 중으로 전체의 31%를 차지하며, 최근 15년 사이 가장 높은 비율이다. 다시 말해, 컨테이너선 3척 중 1척이 新조선이다.

이러한 흐름은 기후 규제 강화와 노후선 대체 수요에 따른 ‘선복(船腹) 재편 사이클’로 해석된다. 현재 전체 선박 중 13%가 20년 이상된 노후선이며, 2030년까지 이 비율은 23~24%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는 “이제는 많이 짓는 것이 아니라, 빨리 바꾸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 용선에서 직발주로…선사 전략도 전환 중

또 다른 특징은 선사의 ‘직접 발주’ 비중 확대다. 현재 글로벌 주요 선사들이 발주한 新조선의 약 80%는 자체 운영 선박으로, 이는 과거 용선(선박 임대)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선복 통제권 확보를 위한 구조적 전환을 뜻한다.

브레이머는 “직발주의 목적은 용선료 리스크 감소, 친환경 규제 대응, 장기 점유율 확보 등 다층적”이라며 “선박 인도 지연 장기화(평균 35~39개월) 속에 '지금 발주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선점 경쟁이 발주 러시를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970만 TEU 규모의 발주는 단순한 양적 팽창이 아니라, 기후 대응과 점유율 재편, 선복 전략의 다층 구조가 이끌어낸 해운 시장의 대전환기라 할 수 있다.

 

■ 용어 설명 : 

· 선복(船腹) = 선박 내에서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의미하며, 해운업에서는 선박이 제공할 수 있는 운송 서비스의 생산 능력, 즉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는 화물의 최대량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 컨테이너선의 경우, 선복량은 주로 20피트 컨테이너 단위(TEU)로 표시되어, 선박의 화물 적재 능력을 국제적으로 일관성 있게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다

· TEU(Twenty-foot Equivalent Unit) = 20피트(약 6.1m) 길이의 표준 컨테이너 한 개를 기준으로 컨테이너선이나 터미널의 적재 용량과 물동량을 측정하는 국제 표준 단위. TEU가 글로벌 해운업에서 표준 단위로 사용되는 이유는 20피트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다양한 크기의 컨테이너와 선박, 항만의 물동량을 손쉽게 비교·합산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다양한 크기의 컨테이너를 모두 20피트 기준의 표준 단위로 변환함으로써, 선박·항만·물류창고의 용량, 물동량, 운송비용 등을 일관성 있게 비교·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0피트 컨테이너는 2TEU, 45피트 컨테이너는 2.25TEU로 환산하여 합산하면, 실제로 선박이나 항구가 처리할 수 있는 전체 컨테이너 용량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 표준화 덕분에 해운사, 항만, 물류업체는 운송 용량, 비용, 처리 능력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국가와 기업 간에 화물 거래와 통계를 일관되게 산출할 수 있다. TEU는 글로벌 무역과 공급망 관리에서 신속하고 투명한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운송 계획의 핵심 기준이다.

· 브레이머(Braemar) =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해운·조선·에너지 전문 컨설팅 및 선박중개 회사로, 선박 중개(브로커리지), 해운 시장 분석, 자산 운용, 프로젝트 금융, 선박 관리 등 해운·조선·에너지 산업 전반에 걸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브레이머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원유, 가스, 벌크, 컨테이너 등 다양한 선종에 대한 시장 동향 분석과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며, 선박 매매, 용선, 신조 발주, 해상 물류 전략 수립 등에서 국제적으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특히 해운 및 에너지 시장의 주요 이슈에 대한 심층 리포트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주, 화주, 투자자 등 다양한 고객에게 전략적 의사결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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