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글로벌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중소형 선박 부문은 여전히 ‘공급 공백’ 상태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주기적 발주 부족을 넘어, 향후 글로벌 무역 구조 변화와 노후 선대 교체 수요가 맞물릴 때 장기적인 시장 불균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컨테이너 선사 MPC Container Ships(MPCC)의 콘스탄틴 바크(Constantin Baack)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피더 및 중형급 컨테이너선 발주는 현재 속도로는 시장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며 “향후 5년 내 노후 선박 대체를 위해 추가적인 신조 발주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현재 1000~8000TEU급 약 4,000척 가운데 25%가 선령 20년을 넘겼으며, 특히 6,000TEU 미만 선박의 58%는 15년 이상 노후화된 상태다. 반면 전체 컨테이너선 발주량 중 선대 비율이 약 30%에 달하는 대형선과 달리, 피더급 발주 잔량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이는 대형선 위주의 발주 집중이 중소형 선박의 구조적 공백을 심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크 CEO는 “최근 발주 증가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중소형 선박 시장은 향후 장기적인 대체 수요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긴장 심화와 공급망 재편이 무역 항로와 화물 흐름을 바꾸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대형선 위주의 전략이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기항 유연성이 높은 피더 및 중소형 선박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 용어 설명 :
· 피더 및 중형급 컨테이너선 = 글로벌 해상물류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선박으로, 항로와 운송 규모에 따라 세분화된다. 피더선은 일반적으로 500~2,000 TEU(20피트 컨테이너 단위) 적재 능력을 가진 소형 컨테이너선으로, 지역 소규모 항구와 허브 항구를 오가며 화물을 집하·분배하는 임무를 맡는다.
반면 중형급 컨테이너선은 최대 대형 선박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파나막스급(3000~5000 TEU) 또는 피더맥스급(2,001~3,000 TEU) 등으로 분류되며, 중거리 국제 항로에서 효율적으로 적재·운송 기능을 발휘한다. 이들 선박은 항만 접근성과 운항 경제성이 높아 국내외 다양한 항구들을 연결하는 해상 운송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LNG 벙커링선, 운반선 발주량 추월…친환경 전환이 이끈 변화
- “2025년 글로벌 유조선 발주 48% 급감”
- LNG선 발주 둔화에도 조선 3사 ‘자신감’… 하반기 수주 청신호
- [초점] 지정학에 흔들리는 해양 패권…K-조선의 '외줄타기' 전략
- 글로벌 컨테이너선 발주 ‘역대 최대’…선복(船腹) 전쟁, 친환경으로 간다
- "한국 수주량 감소 속 船價 급등…고부가가치 중심 재편 가속"
- 글로벌 경기 둔화에 석유 수요 증가세 '정체'
- 세계 조선 빅3, 초대형 합병 러시… 시장 판도 재편
- 글로벌 디지털 조선소 시장, 2032년 77억 달러 전망
- 피더 컨테이너선 발주 급증…중국 조선소 ‘독주’ 본격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