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럽연합(EU)은 에너지 수입에 3750억 유로를 지출했으며, 이 중 760억 유로는 미국에 지출했다.  
지난해 유럽연합(EU)은 에너지 수입에 3750억 유로를 지출했으며, 이 중 760억 유로는 미국에 지출했다.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미국산 LNG 수입을 확대하기 위해 유럽 내 기업들의 수요를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촉발된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 축소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되는 조치지만, EU의 장기적 기후목표와 미국의 제한적 LNG 수출 능력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EU 집행위, AggregateEU 활용해 미국산 LNG 구매 확대 모색

EU 집행위는 이번 방안을 통해 개별 민간기업에 분산된 LNG 구매 수요를 모아 미국 LNG 생산업체와의 협상력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AggregateEU 제도는 2022년 러시아산 가스 대체를 위해 도입된 EU 차원의 공동 구매 플랫폼으로, 회원국과 기업들의 가스 수요를 집계해 공동으로 조달하는 방식이다.

에너지원 선택권은 여전히 민간 기업에 있기 때문에 EU 차원의 일괄 계약은 법적·상업적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번 논의는 미국과의 에너지 협정 이행 속도를 높이고, 단기적으로 겨울철 에너지 수급 불안을 완화하려는 EU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 LNG 공급 확대 현실성 ‘물음표’

미국산 LNG 공급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까지 미국 LNG 수출터미널은 대부분 장기계약으로 물량이 묶여 있으며, 신규 프로젝트는 2026~2027년 이후 본격적인 물량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2030년까지 화석연료 사용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목표를 갖고 있어, 미국산 LNG 수입 확대가 중장기적으로 ‘탈탄소 정책과 상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U 집행위는 이에 대해 “이번 합의가 EU의 기후 목표 달성을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재생EU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병행할 계획임을 강조했다.

■ 미국 LNG 업계 ‘긍정적 반응’…Cheniere Energy 주가 급등

이번 논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의 대표 LNG 수출기업인 셰니어 에너지(Cheniere Energy) 등 주요 생산업체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EU의 대규모 수요가 확보될 경우, 미국 내 LNG 프로젝트 투자 확대와 신규 FID(최종투자결정)를 촉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용어 설명 : 

· AggregateEU = 유럽연합(EU)이 2023년에 도입한 가스 공동구매 플랫폼으로, 회원국과 인접국 기업들의 천연가스 수요를 한데 모아 글로벌 공급업체와의 계약 협상 및 체결을 지원하는 체계. 이 플랫폼을 통해 개별 민간기업에 분산된 LNG 구매 수요를 집계하고, 구매력을 집약해 미국 등 주요 LNG 생산업체와의 협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 EU 27개 회원국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코소보, 북마케도니아, 몰도바 등의 인접국 업체들도 참여할 수 있으며, 러시아가 소유하거나 관련된 공급업체는 공동구매 대상에서 전면 배제된다.
AggregateEU는 안전한 온라인 플랫폼 환경에서 수요와 공급을 매칭하며, 구매는 기업들의 자발적 선택으로 진행되고 EU 집행위원회는 상업적 협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 계약 기간은 최대 12개월이며,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저장고를 채우고 겨울철 수요를 충당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 플랫폼은 EU가 2022년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가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REPowerEU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즉, AggregateEU는 유럽 전역의 가스 수요를 통합해 공동 구매 협상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러시아산 가스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EU의 전략적 대응 방안이다.

· Cheniere Energy(셰니어 에너지) =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대표적인 LNG 생산 및 유통 기업. 1996년 원유 및 가스 탐사 기업으로 출발했으나, 2000년대부터 LNG 사업에 집중하며 2005년 루이지애나주 사빈 패스(Sabine Pass) LNG 터미널 가동을 시작다. 2016년에는 미국 기업 최초로 LNG를 수출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사빈 패스 LNG 터미널 외에도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Corpus Christi) LNG 터미널과 여러 주 내외를 연결하는 천연가스 공급 파이프라인을 보유·운영하고 있으며, 자회사인 셰니어 마케팅을 통해 LNG와 천연가스 판매 및 마케팅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산량의 약 90%를 장기계약으로 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2025년에는 증설과 수요 증가에 힘입어 현금 흐름과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셰니어는 미국 에너지 독립과 LNG 수출 지배력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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