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유럽연합(EU)이 에너지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초강대국 사이에서 *에너지 전략적 자율성을 잃는 ‘이중고’에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근 EU는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지난해 750억 달러에서 2028년까지 연간 2,500억 달러 규모로 3배 이상 확대하기로 합의했으나, 동시에 청정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중국산 태양광 패널 의존도가 80%를 넘어가면서 ‘에너지·기술 양방향 종속’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미국산 LNG ‘의존도 심화’… 가격·공급 안정성 모두 리스크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는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대폭 축소하며 미국산 LNG와 석유, 석탄으로 대체해왔다. 2024년 기준 미국산 에너지는 EU 전체 수입량의 △LNG 50% △석유 17% △석탄 35%를 충당했다.

그러나 미국산 LNG 공급은 대부분 멕시코만 연안에 집중돼 있어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에 취약한 구조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인한 미국 내 전력 수요 급증 탓에 2024~2026년 Henry Hub(헨리허브) 가스 가격이 현재 대비 2배 이상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EU에 추가적인 가격 리스크를 안긴다.

■ 중국산 태양광 80% 의존… ‘청정전환’도 中 중심

EU가 2025년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494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태양광 패널 공급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점 역시 또 다른 전략적 약점으로 꼽힌다. 중국은 태양광·배터리·희토류 소재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어, EU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도 중국산 핵심 기술·장비 의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양대 강국 사이의 에너지 종속’… 전략적 자율성 상실 우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이중 종속 구조가 심화되면서 EU는 에너지·기후 정책의 전략적 자율성을 상실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최근 무역협정에서 ‘에너지 수입 확대’만 강조될 경우, EU는 가격·공급 불안정한 LNG에 장기간 묶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으며 청정에너지 전환도 중국산 기술 의존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EU가 자체 LNG 인프라 및 재생에너지 기술 생태계를 키우지 못한다면, 향후 에너지 공급·가격 정책에서 독자적 선택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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