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번화가
일본 도쿄 번화가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일본의 전력 생산 구조가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발전용 화석연료 비중이 사상 최초로 60% 아래로 떨어지며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원자력 발전소의 재가동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동시에 맞물린 결과로, 일본이 본격적인 탈탄소화 전환의 길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일본 정부와 전력 업계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6월 기간 화석연료 비중이 6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 10여 년간 일본 발전 믹스에서 석탄·석유·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줄곧 70% 안팎을 유지해 왔으나, 올해는 원자력·태양광의 동반 상승세가 뚜렷하게 반영됐다.

특히 주목되는 변화는 원자력 발전의 복귀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은 대부분의 원전을 중단했으나, 최근 일부 원전이 재가동되면서 발전 믹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까지 회복됐다. 일본 정부는 원자력 정책을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화의 핵심’으로 재규정하며, 2040년까지 원자력 비중을 현재의 약 2배 수준인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수십 년간 원자력 의존도를 높이겠다는 명확한 전략적 신호로 해석된다.

재생에너지 또한 발전 구조 전환의 핵심 동력이다. 일본의 태양광 발전량은 2010년 이후 25배 증가, 바이오에너지는 2배 이상 늘었으며, 풍력 역시 소폭이지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일본이 주력하는 해상 풍력 분야는 최근 세계적 경기 둔화와 공급망 불안, 금융 비용 상승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2030년까지 총 10GW, 2040년까지 30~45GW 규모의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개발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화석연료 비중 하락은 탈탄소화 정책의 가시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원자력 발전을 다시 꺼내든 일본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 대응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복합 전략을 택했으며, 태양광과 해상풍력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투자를 통해 국제적 탄소중립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다만 원자력 확대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해상풍력 개발의 난항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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