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Arctic LNG 2 프로젝트 소속의 Iris호
러시아 Arctic LNG 2 프로젝트 소속의 Iris호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중국 Beihai LNG 터미널(베이하이 LNG Terminal)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러시아산 LNG 수송선의 입항을 잇따라 허용하며 국제 에너지 질서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번에 입항한 선박은 Arctic LNG 2 프로젝트 소속의 Iris호로, 이는 제재 대상 선박 중 다섯 번째 입항 사례다.

■ Iris호, Buran호 출항 직후 도착

Iris호는 중국 Beihai 지역 Tieshan 인수기지(Tieshan LNG Receiving Terminal)에 9월16일 입항했다. 불과 이틀 전 같은 터미널을 떠난 Buran호가 출항한 직후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제재 대상 선박인 Arctic Vostok호 역시 중국 하이난(Hainan)섬 남서쪽 해역에서 추적되고 있어, 러시아의 LNG 공급이 중국을 거점으로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Arctic LNG 2 프로젝트, 아시아 선적 확대

러시아 Arctic LNG 2 프로젝트는 지난 6월 2호 트레인 가동을 시작한 이후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선적을 재개했다. Iris호는 6월 26일 해당 프로젝트에서 LNG를 선적한 바 있으며, 이번 Beihai 터미널 입항은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다.

거래 가격은 MMBtu(열량 단위) 기준 8~8.5달러 수준에서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내 육상 수송 LNG 가격 10.4달러/MMBtu에 비해 저렴해, 제재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러시아산 LNG를 적극 수용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 지분 구조와 국제적 의미

Arctic LNG 2 프로젝트의 지분은 러시아 노바텍(Novatek)이 60%를 보유하고 있으며, 토탈에너지(TotalEnergies), 중국석유(CNPC),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그리고 Japan Arctic LNG가 각각 10%씩 나눠 갖고 있다.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국제 합작 구조임을 보여주며, 서방의 제재 체계가 에너지 협력망에서 한계에 직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Beihai 터미널의 연이은 입항은 러시아 LNG가 아시아 에너지 수급에서 차지하는 전략적 비중을 재확인시켜 주는 사례”라며 “이는 서방 제재의 효과를 무력화시키는 동시에, 아시아 LNG 가격 안정에도 일정 부분 기여한다”고 분석했다.

■ 용어 설명 :  

ㆍArctic LNG 2 프로젝트 = 노바텍(Novatek)이 추진하는 대규모 북극 LNG 개발 사업으로, 연간 생산량이 약 1800만 톤에 달하는 LNG 플랜트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북극 지역의 카라해 인근 Gydan 반도에서 진행되며, 총 투자비가 약 213억 달러(약 30조 원)에 달하는 국가 전략적 사업이다.
Arctic LNG 2는 세 개의 대형 중력 플랫폼(GBS)이 설치되어 각각 연간 6.6백만 톤의 LNG 생산 능력을 갖춘 액화 설비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야말 LNG와 사할린 LNG 프로젝트에 이은 러시아의 북극 LNG 생산 확대 사업으로, 세계 LNG 수출 시장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또한, 북극항로를 이용해 LNG 운송의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2030년까지 LNG 생산량을 현재 대비 3배 이상 확대할 계획 속에서 Arctic LNG 2 프로젝트가 핵심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서방의 경제 제재와 물류 인프라 부족 등이 사업 진행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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