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러시아의 국책 에너지기업 노바텍(Novatek)이 북극 LNG 야심작인 Arctic LNG 2 프로젝트의 일부 재가동을 시도했으나, 서방 제재에 따른 수출망 봉쇄로 고립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Arctic LNG 2는 러시아 북극권에서 추진되는 최대 규모의 LNG 프로젝트 중 하나로, 연간 2000만 톤 생산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실질적으로 가동 가능한 생산량은 약 660만 톤에 그치며, 이는 전체 설계 용량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노바텍은 지난 6월 두 척의 LNG 탱커에 선적을 완료하고 북극해를 출항시켰지만, 두 선박 모두 목적지를 명시하지 못한 채 북극 인근 공해상에서 대기 중이다. 이는 서방 국가들의 제재에 따른 물류망 차단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 美·EU, Arctic LNG 2 둘러싼 포위망 강화… 해운·장비까지 광범위 제재
러시아의 북극 LNG 전략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점차 고립되고 있다. 미국은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된 선박·설비·기술에 대해 전방위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특히 핵심 장비의 해외 조달 경로를 원천 차단했다. 건설비만 250억 달러에 달하는 Arctic LNG 2 프로젝트는 프랑스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 등도 초기 참여했으나, 대부분이 제재 이후 철수했다.
유럽연합(EU) 또한 2027년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Arctic LNG 2를 포함한 러시아 북극권 LNG 프로젝트의 시장 접근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LNG 탱커들은 목적지를 명시하지 않은 ‘그레이 트래픽(Gray Traffic)’ 방식으로 운영되며, 제3국 또는 불명확한 중개인을 통해 간접 수출하는 편법이 일부 시도되고 있으나, 이는 물량 확대나 장기계약 확보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 러시아 LNG 1억 톤 전략 시험대 올라… 공급망 재편 시나리오에도 불확실성
노바텍은 러시아 정부가 설정한 '2030년까지 연간 1억 톤 LNG 생산'이라는 국가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에 따라 북극항로(Northern Sea Route) 활용, 중국 및 인도와의 우회적 협력, 아시아 내 위성 터미널 개발 등이 검토되고 있지만, 기술·물류·자본의 3중 제약에 직면해 있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의 단기 에너지전망(STEO, Short-Term Energy Outlook)에 따르면, 2024~2026년 아시아 LNG 수요가 연평균 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공급 측면에서 러시아가 놓치기 어려운 시장이다. 그러나 서방의 제재 고리는 그 어느 때보다 촘촘하다.
■ 북극 LNG의 지정학적 미래는?
Arctic LNG 2 프로젝트는 러시아가 서방과의 에너지 의존을 벗어나 자주적인 LNG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국제 무역 질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그 가능성은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다. 향후 러시아의 전략이 아시아로의 국면 전환에 성공할지, 혹은 ‘고립된 에너지 자산’으로 남을지는 국제사회와의 외교·제재 셈법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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