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서방의 강력한 제재로 중단됐던 러시아의 북극 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 Arctic LNG 2가 최근 부분적 가스 처리 작업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위성 이미지와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노바텍(Novatek)이 주도하는 Arctic LNG 2가 낮은 처리율(low rate) 수준에서 가동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Arctic LNG 2는 러시아가 2035년까지 글로벌 LNG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확대하려는 전략의 핵심으로, 기단(Gydan) 반도에 위치한 북극권 최대 규모의 LNG 생산·수출 프로젝트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로 2023년 말부터 사실상 ‘얼어붙은’ 상태였다.

프로젝트의 첫 번째 생산 트레인(Train 1)은 2023년 10월 가동을 중단했다. 이는 제재로 인한 수요자 부재와 LNG 운반선 확보 실패가 직접적 원인으로, 러시아는 수개월간 LNG 선적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노바텍은 지난해 말부터 워싱턴 정가 내 로비스트들을 동원해 제재 완화 가능성을 타진해 왔으며, 최근 프로젝트가 부분적으로 재가동된 것도 미국 정권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제적 대응 혹은 정치적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2024년 8월 미국 국무부는 Arctic LNG 2와 관련된 선박, 설계·시공 기업, 운송회사 등 여러 기업을 추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며 러시아 LNG 수출망 자체를 봉쇄하려 했다. 이로 인해 프로젝트는 LNG 선박의 확보 및 계약, 수출선 물색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며, 사실상 생산해도 팔 곳이 없는 ‘LNG 고립 상태’에 빠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부분 가동은 중국, 인도, 중동 등 비서방 수요처를 겨냥한 대체 수출 전략의 신호탄일 수 있으며, 러시아 입장에서는 정치적 고립 돌파용 시범 가동일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Arctic LNG 2의 가동이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전체 글로벌 LNG 생산 대비 Arctic LNG 2의 실질 공급 물량은 미미하며, 아직 정상적인 수출 체계도 복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5년 이후 미국 정권 변화, EU 내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 완화 여부, 중국과 러시아 간 에너지 협력 확대 수준에 따라, Arctic LNG 2는 다시 글로벌 LNG 가격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 용어 설명 : 

·노바텍(Novatek) = 러시아 최대의 민간 천연가스 생산 기업으로, 러시아 전체 가스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하며 국영기업 가즈프롬(Gazprom)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가스 생산업체. 특히 북극권 LNG 프로젝트인 Arctic LNG 2를 주도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LNG 수출 다변화 전략의 핵심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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