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러시아의 북극 가스 프로젝트인 Arctic LNG 2가 중국을 향한 첫 공식 수출을 개시하며 본격적인 활동 재개 신호를 보냈다.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등 서방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 장기간 표류했던 해당 프로젝트가 약 1년 만에 수출 파트너를 확보한 것은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 제재 선박 La Perouse호 출항…정상 운항 눈길
외신 최근 보도에 따르면, 8월 30~31일 사이 영국 제재 대상 선박인 La Perouse호가 Arctic LNG 2에서 출항했다. 올해 들어 해당 프로젝트에서 총 6척의 LNG 운반선이 선적을 완료한 가운데, 특히 국제 제재 대상 선박이 AIS(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 신호를 차단하거나 조작하지 않고 정상 운항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해까지는 서방 제재 회피를 위해 선박들이 AIS( 신호를 끄거나 항로를 숨기는 방식으로 운항한 것과는 대조적인 변화다. 전문가들은 이를 Arctic LNG 2가 단순 시험 출하 단계에서 벗어나 안정적 수출 루트를 확보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 중국 베이하이 도착…공식 첫 수출 성사
같은 주, 러시아산 LNG 화물이 중국 베이하이(Beihai) 인수기지에 도착하면서 Arctic LNG 2에서 수출된 최초의 공식 대중국 물량으로 기록됐다. 이는 러시아가 유럽 시장 상실 이후 아시아, 특히 중국을 주요 수출처로 삼으려는 전략의 첫 실질적 성과로 평가된다.
중국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에너지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된다. 이번 도착은 양국 간 에너지 파트너십이 LNG 분야에서도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1년 만에 수출원 확보…제재 회피 전략의 진화
Arctic LNG 2는 서방의 금융·기술 제재로 인해 2023년부터 사실상 멈춰 서다시피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선적을 재개하며, 1년 만에 수출 시장 복귀에 성공했다. 특히 제재 선박의 정상 운항은 러시아가 제재 우회 및 회피 전략에서 한 단계 진화했음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수출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향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으로의 공급 확대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 전망: 러시아 LNG, 아시아 중심으로 재편
Arctic LNG 2의 대중국 수출 개시는 단순한 거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러시아의 아시아 시장 회귀 전략 △중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 △국제 제재 체제의 실효성 논란이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드러낸 사건이다.
향후 Arctic LNG 2가 정기적 수출 체계를 구축할 경우, 아시아 LNG 수급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가운데, 아시아가 그 공백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셈이다.

■ 용어 설명 : ·
ㆍArctic LNG 2 프로젝트 = 노바텍(Novatek)이 추진하는 대규모 북극 LNG 개발 사업으로, 연간 생산량이 약 1800만 톤에 달하는 LNG 플랜트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북극 지역의 카라해 인근 Gydan 반도에서 진행되며, 총 투자비가 약 213억 달러(약 30조 원)에 달하는 국가 전략적 사업이다. Arctic LNG 2는 세 개의 대형 중력 플랫폼(GBS)이 설치되어 각각 연간 6.6백만 톤의 LNG 생산 능력을 갖춘 액화 설비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야말 LNG와 사할린 LNG 프로젝트에 이은 러시아의 북극 LNG 생산 확대 사업으로, 세계 LNG 수출 시장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또한, 북극항로를 이용해 LNG 운송의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2030년까지 LNG 생산량을 현재 대비 3배 이상 확대할 계획 속에서 Arctic LNG 2 프로젝트가 핵심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서방의 경제 제재와 물류 인프라 부족 등이 사업 진행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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