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건조한 200번째 LNG운반선인 SK해운사의 ‘레브레사(LEBRETHAH)’호 운항 모습/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건조한 200번째 LNG운반선인 SK해운사의 ‘레브레사(LEBRETHAH)’호 운항 모습/한화오션 제공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은 현재 조선업 경쟁력 저하로 인해 해양 패권 경쟁에서 중국에 밀리는 상황이다.  미국의 상선 보유량은 185척에 불과한 반면, 중국은 7000척 이상의 상선을, 군함 수(전투함·지원함·잠수함 등) 역시 미 해군은 약 295척인 반면 중 해군은 약 370척을 보유하고 있다(2024년말 기준). 

이는 미국이 1920년대 제정한 ‘존스법’(미국 연안을 운항하는 선박은 반드시 미국에서 건조돼야 한다는 법) 때문으로, 자국 조선업을 보호하려던 조치가 오히려 산업 경쟁력을 저하시킨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와 달리 한국 조선업은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며 강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한화오션은 LNG 운반선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LNG 수출 확대와 군함 건조를 위해 한국 조선업계와 협력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산 LNG 수출을 다시 본격화하려 하고 있지만, 미국 내 LNG 운반선 건조가 1980년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LNG 수출을 늘리고 싶어도 운반할 배가 없는 상황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LNG 운반선 건조 기술을 보유한 한국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는 미국이 동맹국 조선소에 군함 건조를 맡길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이 발의되었다. 해당 법안은 미국이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국가 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군함 건조를 맡길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국가는 사실상 한국과 일본뿐이며, 생산 역량 측면에서 한국이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최근 멕시코·캐나다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20%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 기업들도 간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업 협력이 한국에게 유리한 협상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미국을 방문해 조선업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논의하며, 한국 기업들에 대한 관세 면제를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회담 전에 한국 조선업을 적극적으로 관세 협상카드로 활용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미국과의 협력 확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생산 물량 조절과 인력난 문제 해결이 선결 과제라는 입장이다. 현재 한국 조선업계는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상황이며, 추가적인 대량 주문을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또한, R&D 투자 확대 및 숙련 인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조선업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 대비 7% 이상 상승했으며,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조선업체들의 점유율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미국과의 협력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인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러브콜은 한국 조선업에 큰 기회이지만, 생산 역량과 인력난 해결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또한, 조선업을 활용한 관세 협상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용할지 여부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향후 한미 협상에서 조선업이 협력 기회뿐만 아니라 전략적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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