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에너지 업계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공성과 기업 수익성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미지 편집
향후 에너지 업계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공성과 기업 수익성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국내 에너지 산업, 특히 민간 LNG 및 도시가스 업계에 사모펀드(PEF,  Private Equity Fund) 자본이 활발히 유입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화와 국내 에너지 산업의 구조적 특성이 맞물려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단기 수익성을 우선하는 PEF의 특성상 장기적 관점에서의 지속 가능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의 에너지 업계 진출은 최근 몇 년간 가속화되고 있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는 2021년 6월, 해양에너지와 서라벌도시가스의 지분 100%를 약 798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맥쿼리는 기존 시설 현대화 및 운영 최적화를 내세우며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양에너지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내 8개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서라벌도시가스는 경상북도 경주시와 영천시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맥쿼리자산운용그룹(Macquarie Asset Management)은 2024년 9월30일 기준 전세계적으로 약 6337억 달러(2025년 3월20일 기준 약 9262조 50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자산 운용 규모가 약 300억 달러(약 39조원))에 달하는 MBK파트너스는 2024년 9월 고려아연의 지분을 인수하려는 시도를 했으며, 이는 에너지 및 자원 분야에서의 투자 활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최근 홈플러스 사태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사모펀드의 단기 수익 극대화 전략이 에너지 시장에서도 유사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 운영사의 배당 및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검토하기 위해 본격적인 검사에 착수했다. 이는 필수적인 공공 서비스인 도시가스와 LNG 사업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PEF의 에너지 산업 투자 확대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 안정적인 현금흐름이다. 도시가스 사업은 일정 수준의 수요가 보장되어 있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둘째, 에너지 시장의 자유화 확대다. 정부가 에너지 산업의 경쟁을 촉진하면서 민간 기업의 참여 기회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PEF가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하는 요인 중 하나다.

PEF의 유입이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가 혼재되어 있다.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우선 기업 경영의 효율화를 들 수 있다. PEF의 참여로 인해 기업 운영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불필요한 비용 절감, 조직 슬림화, 기술 혁신 등을 통해 이루어지며,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신규 투자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사모펀드는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노후화된 에너지 인프라를 개선하거나 신사업 확장을 추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기존 에너지 기업과의 경쟁을 유도하며, 새로운 경영 전략을 도입함으로써 산업 전반의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부정적인 영향도 존재한다. 먼저 단기 이익 중심의 경영이 문제가 될 수 있다. PEF는 일반적으로 5~7년 내 기업을 매각해 수익을 실현하려는 목표를 가진다. 단기적인 수익 극대화를 위해 요금 인상, 비용 절감 등의 조치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공공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도시가스 사업은 필수 공공서비스로서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하다. 

PEF가 인수한 기업이 과도한 수익 추구에 몰두할 경우,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프라 투자보다는 단기 이익 극대화를 추구할 경우, 에너지 공급 안정성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

PEF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정부 및 업계는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정부는 PEF의 투자 행태를 모니터링하고, 필수 공공서비스 성격이 강한 도시가스 및 LNG 사업에 대한 규제 및 감독을 강화해야한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홈플러스 사태를 조사하고 있는 것처럼, 에너지 시장에서도 PEF의 운영 방식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 차원에서는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하여 단기적 수익성보다는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운영이 필요하다. 에너지 시장 내 사모펀드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투자 방식이 산업 성장에 기여할지, 혹은 단기 이익 추구로 인해 부작용을 초래할지는 앞으로의 정책 방향과 시장 대응에 달려 있다. 

■ 용어 설명 : 

·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 PEF) = 기관투자자나 고액자산가 등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하여 기업에 투자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기업을 매각하거나 상장하여 수익을 실현하는 투자 방식. 국내 대표적인 사모펀드로는 맥쿼리자산운용,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 VIG파트너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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