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국내 에너지 시장에서 민간 주도의 LNG 직수입이 본격화되면서 전력산업 구조에 새로운 균열이 일고 있다. 민간LNG협회가 전력산업연구회에 의뢰한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LNG 직수입은 전력구입비를 대폭 절감하고, 에너지 안보와 탄소 감축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LNG 직수입이 가스공사와의 경쟁구도를 형성해 도입 가격을 낮추고, 발전단가 하락을 유도해 한전 전력구입비를 연간 수천억 원 이상 절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3년 LNG 직수입으로 인한 계통한계가격(SMP, System Marginal Price) 인하 효과는 7.3원/kWh에서 최대 10.1원/kWh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의 전력구입비는 약 1조원에서 최대 1조4000억원까지 절감된 것으로 추정된다. SMP는 전력시장 내 유효경쟁 정도를 보여주는 척도이자, 에너지 수급 안정성과 요금 정책 변화의 신호탄으로 작용한다.
2024년 기준 국내 LNG 수입 물량 중 약 26%가 민간 직수입이며, 발전용과 산업용 비율은 각각 6:4 수준이다. 국내 전체 LNG 수입 물량(4633만톤) 중 약 26%를 민간 직수입이 차지하고 있다.
민간 직수입 사업자 수도 2005년 2개사에서 2024년 SK E&S, 포스코인터내셔널, GS칼텍스 등 대형 민간기업과 발전 공기업 등 25개사가 직수입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여수, 통영 등 신규 터미널 건설이 진행되면서 민간 저장탱크 비중도 13.7%에서 23.6%로 확대될 전망이다.
직수입은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가스공사의 동절기 공급 유연성 확보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실제로 민간 직수입 물량은 비상시 가스공사에 대여되어 공급 리스크를 낮추는 데 기여했으며, 2022년 LNG 대란 당시에도 긴급 판매를 통해 수급 안정화에 도움을 준 사례가 보고됐다.
다만, 보고서는 LNG 직수입 확대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는 긍정과 부정 양면성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도입선 다양화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반면, 개별 사업자가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책임이 크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공공(가스공사·한전)과 민간 직수입자 간 건전한 경쟁과 협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가스 시장이 단순한 가격경쟁을 넘어,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모두 갖춘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용어 설명 :
· 계통한계가격(SMP, System Marginal Price) = 하루 중 가장 마지막에 채택된 발전기의 전력 생산비용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전력 도매가격. 전력거래소(KPX)는 시간대별 전력 수요와 공급 상황을 반영해 발전소들을 순차적으로 가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게 된 발전기의 단가가 바로 해당 시간대의 SMP로 설정된다. 즉, SMP는 한 시간 동안 전력시장에 공급되는 전기의 ‘가격 기준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가격은 발전사업자들의 수익성과 한전의 전력구입비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이기도 하다. 한전은 전력도매시장에서 SMP를 기준으로 발전사들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구입비가 궁극적으로 소비자 전기요금에도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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