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이후 미국 전력 믹스의 방향이 에너지산업 전체를 규정할 시대가 오고 있다. /이미지 편집
2025년 이후 미국 전력 믹스의 방향이 에너지산업 전체를 규정할 시대가 오고 있다. /이미지 편집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미국 전력 수요가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제조업 리쇼어링(Reshoring)으로 인해 역대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2030년까지 미국의 전력 수요가 연평균 2.4%씩 증가하며, 이 중 약 3분의 2는 AI 관련 수요라고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 또한 최근 보고서에서 AI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철강·시멘트·화학 등 전통 제조업을 모두 합친 수준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 2035년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78GW…전력망 대응 역량 시험대

블룸버그NEF(BNEF, Bloomberg New Energy Finance)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내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는 약 35기가와트(GW)에 달하며 2035년에는 78GW로 증가해 미국 전체 전력 수요의 8.6%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비중(3.5%)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으로, 향후 10년간 전기차보다 더 많은 전력 수요 증가를 이끌 전망이다.

■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 ‘공동 대응’…원자력은 아직 먼 길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는 AI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발전설비 추가분 중 60%는 천연가스, 40%는 재생에너지로 충당될 것으로 예측했다. 북미 지역에서 가스터빈 수주량은 2023년 대비 146% 급증, 천연가스 발전 인프라가 재조명되고 있다. 반면 원자력은 기술과 인허가 여건상 이번 10년 동안 가시적인 역할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드맥킨지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에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 인프라 병목이 남은 과제…데이터센터 건설 평균 7년

BNEF는 AI 관련 전력 수요 증가 전망에 동의하면서도, 퍼밋(Permit), 송전망 연계, 부지 확보 등의 현실적 제약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한 곳이 계획~가동까지 평균 7년이 걸리며, 이 중 4.8년은 사전 인허가·설계, 2.4년은 공사 기간이다.

■ 혼자선 감당 못하는 시대…전력믹스 재편이 해법

AI 기술의 발전은 더 많은 전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천연가스는 단기적 해법이지만, 혼자선 불가능하며, 재생에너지·전력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 일관성이 병행되어야 한다. AI가 미국 산업의 심장을 바꾼다면, 전력정책은 그 심장을 뛰게 할 피의 순환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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