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프너에너지의 바이오매스 수소생산공정/해프너에너지 제공
해프너에너지의 바이오매스 수소생산공정/해프너에너지 제공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독일 에너지 기업 유니퍼(Uniper)가 네덜란드 시타르트-헬린(Sittard-Geleen) 지역의 Chemelot 산업단지에 추진하던 5억 유로 규모의 합성가스(Syngas) 생산설비 건설을 철회했다. 해당 설비는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카브하이그린(CarbHyGreen) 공정 기반으로, 화학 원료용 천연가스 대체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기대를 모았던 프로젝트였다.

■ 연간 1.4억㎥ 천연가스 대체…“275kt CO₂ 감축” 목표였지만

CarbHyGreen 공정은 바이오매스를 열처리한 후 CO, CO₂, H₂ 기반의 합성가스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이는 다시 수소와 탄소로 분리되어 화학공업용 수소로 재활용되며, 비료, 플라스틱, 의약품 등의 생산 공정에서 사용될 예정이었다.

Uniper의 계획은 네덜란드 국가 수소 백본(Hydrogen Backbone) 인프라가 본격 가동되기 전, 대규모 화학단지의 조기 탈탄소화를 지원하는 전략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연간 1억4천만㎥의 천연가스를 대체하고, 27.5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는 파급 효과가 기대됐다.

하지만 프로젝트는 정책 불확실성과 전력망 혼잡(grid congestion) 문제로 중단되었다. 유니퍼 네덜란드법인 대표 디오네 리에트벨트(Dyonne Rietveld)는 “이런 상황에서는 산업 탈탄소화가 불가능하다”며 “정책의 명확성과 안정성이 보장되기 전까지, 네덜란드 내 신규 투자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 RWE 수소 플랜트·생산 공정 전기화로 대안 찾지만…

Chemelot 측은 유니퍼 결정에 “유감이지만 이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전력 기반 공정 전환, 폐기물 기반 수소 플랜트(FUREC) 등의 대체 프로젝트를 모색 중이다.

RWE는 가정 폐기물 기반의 수소 플랜트를 계획 중이며, 공정 전기화도 논의되고 있지만, 인근 Graetheide 지역 고전압 변전소 신설이 10년 넘게 지연되며 병목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인프라 부족과 정책 혼선이 겹치며, 탈탄소를 위한 민간 투자의 발목이 잡히고 있는 실정이다.

■ “투자 명확성 없인 전환 없다”…Uniper, 타국 투자 검토 본격화

Uniper는 현재 Chemelot 프로젝트를 '잠정 보류'하며, 향후 정책 변화에 따라 재추진 가능성을 남겨두었다. 하지만 보다 명확하고 지속가능한 제도 프레임워크가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실제 Uniper는 다른 국가에서의 지속가능 투자 옵션을 병행 검토 중이며, 이는 네덜란드 내 투자 매력도 하락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이는 곧 유럽 전반의 정책 신뢰성·속도·인프라 보완이 수소 및 합성가스 산업 확산의 핵심 조건임을 시사한다.

 

■ 용어 설명 : 

· 바이오매스(Biomass) = 살아있는 유기체와 최근에 죽은 유기체를 포함하는 생물 유기체에서 유래한 유기 물질을 의미한다. 주로 식물에서 얻어지지만, 동물 폐기물이나 미생물 등도 포함될 수 있다. 바이오매스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연소되거나 화학적, 생물학적, 열적 변환 과정을 거쳐 전기, 열, 수소, 바이오 연료(예: 바이오에탄올, 바이오디젤)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농업 폐기물, 산림 부산물, 생활 하수 찌꺼기, 축산 분뇨, 특정 에너지 작물 등이 대표적인 바이오매스 자원이다. 탄소 중립적이라고 간주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연소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식물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흡수했던 탄소와 거의 같다고 보기 때문이다.

· 유니퍼(Uniper) = 독일 뒤셀도르프에 본사를 둔 국제 에너지 기업으로, 유럽 여러 국가에서 발전 시설을 운영하고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상품을 거래한다. 특히 유럽, 그중에서도 독일,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등에서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천연가스 및 LNG(액화천연가스) 거래, 가스 저장 시설 운영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최근에는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기존 화석 연료 기반의 사업을 전환하고, 수소 및 재생에너지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 RWE(Rheinisch-Westfälisches Elektrizitätswerk) = 독일 에센에 본사를 둔 국제적인 에너지 기업으로, 유럽, 북미,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광범위한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화석 연료 기반의 발전 사업을 해왔으나, 현재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주력하며 해상풍력, 육상풍력, 태양광 발전 및 배터리 저장 시스템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특히, 그린 수소 생산 및 관련 인프라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플레이어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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