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회의(INC-5) 행사 홍보 포스터./ 부산시 제공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회의(INC-5) 행사 홍보 포스터./ 부산시 제공

[투데이에너지 윤철순 기자]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유엔 국제협약 협상이 또다시 결렬됐다. 지난 5~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차 유엔 플라스틱오염 정부간협상위원회 추가협상회의(INC-5.2)’는 마지막날까지 강도 높은 논의가 이어졌으나,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 문안 도출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개최된 INC-5.1 협상에서 주요 쟁점의 이견으로 합의에 실패한 후속 회의로 플라스틱 생산 규제 여부와 제품 규제 범위, 재정지원 방안 등을 둘러싼 국가 간 첨예한 갈등이 재확인됐다. 이에 따라 협상은 종료되었지만, 후속 회의를 통해 논의는 계속될 예정이다.

플라스틱 생산 규제 놓고 첨예한 대립
이번 협상에는 전 세계 180여개국 정부 대표단과 시민사회, 산업계, 학계 등 약 3700명이 참석해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국제규범 수립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플라스틱의 생산 자체를 규제할지 여부를 두고 회원국 간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우리 정부는 외교부, 환경부, 산업부, 해수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한 대표단을 파견해 협정 타결을 위한 절충안을 제시하는 등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정기용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를 수석대표로 한 한국 대표단은 제품 규제와 디자인 관련 조항 논의를 주도하고, 정책 보고서를 통해 순환성 강화 방안을 제시하며 건설적인 논의 분위기를 유도했다.

또 미국, EU, 일본, 튀르키예 등 주요국 수석대표들과 양자 협의를 진행하고 UNEP 고위급 라운드테이블과 시민단체 간담회에 참석해 협상 현황과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등 외교적 노력도 병행했다.

한국 “교량국 역할 지속”...비판도 존재
정기용 대사는 협상 종료 후 “지난 3년간 이뤄진 협상에 이어 금번 추가회의에서의 치열한 협의에도 불구,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협정 타결이 이뤄지지 못했지만 이는 그만큼 각국의 플라스틱 오염 대응과 경제적 이익 수호를 위한 이해가 다르고 동시에 이 문제 해결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며 “우리나라는 작년말 부산에서의 INC-5.1 개최국으로서 향후 후속협상 과정에서 입장이 다른 국가들 간 타협을 이끌어내기 위한 교량적 역할을 계속해서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플라스틱 오염 종식과 순환경제 전환을 선도하기 위해 국제규범 형성에 더욱 적극적으로 기여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한국이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을 계속 미루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INC-6 회의는 2025년 내로 개최될 예정이며, 이번 협상에서 드러난 갈등을 조율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다시금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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