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에너지 김은국 기자]
캐나다 최대 수소 산업행사인 앨버타주 에드먼턴 수소 엑스포(Edmonton Hydrogen Expo)에서 그동안의 낙관적 분위기와는 다른 ‘침묵의 전환점’이 감지됐다. 지난 4월22일부터 24일까지 행사에 참가한 1만여 명의 전문가·관계자들은 수소 경제의 미래보다는 ‘공공 자금 의존’, ‘정책 불확실성’, ‘탄소중립의 실효성’ 등을 우려하는 발언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가장 큰 그림자는 미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탈탄소 인센티브 축소 우려를 낳고 있고, 이는 곧 캐나다 수소산업에도 직접적인 투자위축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 정부는 여전히 천연가스 개질 기반의 블루수소에 전략을 집중하고 있어, 탄소 포집 기술(CCS)의 신뢰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ATCO EnPower의 제임스 불타지오 상무는 "정책 불확실성과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오히려 미국의 흔들림을 캐나다 수소 수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이러한 주장에 반발하며 "그린워싱된 화석연료 산업"이라는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환경디펜스(Environmental Defence Canada)는 블루수소에 대한 정부 보조를 “세금 낭비”로 규정하며, 수소를 암모니아로 변환해 수출하는 과정에서 전체 에너지의 최대 80%가 손실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에너지 손실, 운송 비용, 기술 상용화 지연 등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한 셈이다.
이 같은 회의론 속에서 니콜라(Nikola)의 파산, Dow의 90억 달러 규모 Path2Zero 프로젝트 연기, 탄소 포집 기술의 오일회수(EOR) 편중 현상 등이 한데 얽히며, 수소 산업 전체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미국·EU 등은 전 세계 CCS 및 수소 프로젝트 공공지원금의 95%를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행사에서 앨버타대학교는 '수소 혁신 센터(Centre for Hydrogen Innovation)'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여전히 수소 중심의 청정에너지 비전을 유지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수소산업의 지속성은 점점 더 ‘기술’보다 ‘정치’와 ‘예산’에 좌우되고 있다는 점에서, 캐나다의 탄소중립 전략은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 용어 설명 :
· 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 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지하 깊숙한 곳이나 해저에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이는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CCS 기술은 화력 발전소, 제철소, 시멘트 공장 등 다양한 산업 시설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데 적용될 수 있습니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파이프라인이나 선박을 통해 저장소로 운송된 후, 지하 깊숙한 곳에 주입되어 장기간 격리됩니다
- “산림 폐기물이 수소로” 캐나다 앨버타, 300만달러 투자해 청정수소 전환 본격화
- ‘궁극의 청정수소’를 향한 경쟁…탄소 제로 수소, 어디까지 왔나
- 캐나다, SMR 첫 건설허가 발급
- [이슈]플라크민스 LNG vs LNG 캐나다, 누가 더 위험한가
- 북미 서부에서 아시아로…캐나다, LNG 첫 수출 눈앞
- [이슈]"지금이 기회다"…캐나다 에너지 수출, 국가 전략으로 격상되나
- 캐나다 LNG 첫 수출 초읽기…알래스카·미국 시장 영향 주목
- 3개월 저점 눈앞…LNG 가격, 공급 풍부·수요 혼조 속 횡보
- 美·加 에너지 전쟁 조짐… 온타리오, 전력 공급 차단 가능성 시사
- "탄소중립 해법 모색"…가스학회, 제주서 21~23일 봄 학술대회
- “청정수소 아닌 석탄연장제도...CHPS는 위헌”
- BP, 英 블루수소 철수 초읽기…밀리밴드 수소 전략 '균열'
- 유럽-중남미 수소연대 선언…‘그린수소 글로벌 무역로’ 구축 시동
- 캐나다 서부 최대 수소 액화플랜트, 노스밴쿠버 착공 확정
- 이집트, 블루수소로 청정에너지 전환 가속

